< 당신은 행복한가 >
현대인들은 행복의 기준을
흔히 남보다 많고 큰 것을 차지하고 누리는 데
두려고 한다.
수십 억짜리 저택에, 또 몇 억짜리 자동차에,
몇 억짜리 무슨무슨 회원권을 지녀야 성에 차 한다.
물론 행복은 주관적인 가치이므로
한마디로 이렇다 저렇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모자람이 채워지면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지만
넘침에는 고마움과 만족이 따르지 않는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말씀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이 가르침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13세기 독일의 뛰어난 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더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더 알려고 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더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지식으로부터의 자유,
소유로부터의 자유를 말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神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사람만이
진정으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 가기 때문이다.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려면
이웃들과 정(情)을 나누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등
살아 있는 생물들과도 교감할 줄 알아야 한다.
ㅡ스스로 묻는다. 나는 행복한가, 불행한가?
더 물을 것도 없이 나는 행복의 대열에 끼고 싶지
불행의 대열에는 결코 끼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내가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들어야 한다.
행복은 이웃과 함께 누려야 하고
불행은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마땅히 행복해야 한다.
- 법정 스님 < 맑고 향기롭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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