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의 연가 / 雪花 박현희
품에 안으면 몸에 돋친 가시에 찔려 혹여 상처를 입힐세라 도저히 안을 수 없는 고슴도치의 안타까운 사랑처럼 내가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면 당신은 늘 두 걸음 뒤로 물러서곤 했지요. 못 견디게 그립고 보고 싶어도 차마 부를 수 없는 이름인지라 서러운 눈물 남몰래 삼키며 숱한 세월을 홀로 가슴 아파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대가로 형벌처럼 짊어지고 가야 할 그리움조차도 오늘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또 다른 내 삶의 이유가 되기에 비록 가슴은 아플지라도 당신 사랑하기를 결코 주저하지 않으렵니다. 두 번 다시는 당신을 만날 수 없는 엇갈린 운명이라 해도 당신과 한 하늘 아래에서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기에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비록 외롭고 쓸쓸한 길일지라도 내겐 슬프도록 아름다운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