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탕평채를 아주 좋아하세요.
치아도 부실하지만 가지가지 들어간게 목으로 스르르~~ 넘어간다고
아주 좋아하세요. 마트에서 청포묵+도토리묵 세일을 한다고 소리소리 지르기에
사다놓고 이틀이 지났네요.
탕평채를 만드려면 사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잊어버렸다
"아차~~ "하면서 꺼내야 청포묵을 더 곱게 채칠 수 있답니다.
오히려 잘된거죠?
한정식짐에 가면 꼭 소담스럽게 담아져 나오잖아요.
물론 다른 음식도 먹을 거라 조금씩, 한 젓가락씩 돌아가게 주지만
속으로 "아이구 두 젓가락 정도 줘도 다른 거 충분히 먹을 수 있는데..."하면서
욕심내는 음식이, 저는 탕평채랍니다.
엄마가 잘드셔서 자주 해먹었고, 그러다 보니 저도 좋아하게 된건가봐요.
마트 시식코너에서 청포묵을 깍뚝썰어 김가루 듬뿍넣고 무친 걸 맛보잖아요.
이것도 맛있어요. 헌데 청포묵은 굵게 썬 것보다 얇게 채쳐아
먹는 식감이 더 좋답니다. 호르르륵~~~ 넘어가네...
청포묵은 사와 금방 먹으려면 굵게 썰 수밖에 없어요.
너무 말랑거려 칼로 썰기가 힘들잖아요.
호르르륵~~~ 하고 넘어가는 청포묵을 드시려면
냉장고에서 굳히세요. 채치는 게 힘들면 천천히 2박3일에 나눠 썰으셔도 된답니다.
묵은 말랑한게 맛있는 줄 아는데 굳은 묵이 뭐가 맛있어?
걱정마세요. 뜨거운 물에 살짝, 아주 살짝 데칠거니까요.
살짝 데쳐 파르스름해진 청포묵을 체에 받쳐 물기 뺀 다음 소금, 참기름 조금씩 넣고 버무립니다.
입자가 고운 맛소금은 골고루, 빨리 잘스며들지만 조미료맛이 좀 나는 것 같아
꽃소금을 비비면서, 부셔가면서 버무렸습니다.
제일 쉽게 먹으려면 소금발라 구운 김가루,통깨 듬뿍 넣고 무쳐 드시면되고
상에 내놓으려면 고명이 좀 올라간게 더 에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지요.
청포묵 한 모에
풋고추 1개 채쳐(미나리향이 더 좋은 데 없어서...) 소금간해 볶고
얇게 편썬 당근 4쪽 채쳐서 소금간해 볶고
소고기 50g 채쳐 불고기양념해 볶고
계란 1개 지단 부치고(밉게 부쳐도 버무리면 표가 나지 않아요. ㅎㅎ)
구운 김가루 준비하고
고명을 너무 많이 준비하지마세요. 정말 조금씩만..
고명이 많이 남으면 비빔국수, 비비밥에 올려도 되지만 약간 억울한 생각이 들지않겠어요?
요만큼 쓰려고 저렇게 많이 만드느라 고생했네... 싶으니까
접시에 청포묵을 평평하게 펼쳐 담고
고명을 보기 좋게 올린 다음
구운 김가루를 예쁘게 올려
초간장을 곁들여 내세요.
미리 다 버무려 내셔도 되지만
이보단 노력의 흔적이 보이게,정갈하게 담아내세요.
드실 분 앞에서 서빙스푼 2개로 살살~~ 버무려드리고
초간장 곁들여 드시란 멘트도 한 마디 날려보세요.
청포묵 한 접시가 얼마나 요리가 되고
얼마나 부드럽고 맛있게 드실지 상상이 되실겁니다.
남은 청포묵으로 청포묵전도 좀 부치고....
선물받은 예쁜 꽃들... 같이 구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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