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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불금’ 후 심해진 코골이, 어떻게 대처할까?

문성식 2022. 12. 8. 18:44

‘술취한 불금’ 후 심해진 코골이, 어떻게 대처할까?

 
공기가 기관지를 통해 나가는 모습
술을 마신 사람은 자는 중 기도가 좁아져 코를 심하게 고는 경향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불금을 즐기며 술을 마신 사람은 우렁차게 코를 골곤 한다. 평소 코골이를 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이때만큼은 예외다. 왜 술을 마시면 코골이가 심해지는 걸까?
 
코골이는 폐에서 공기가 들어가거나 빠져나가는 길인 기도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공기가 근육과 마찰하면서 생긴다. 기도 근육이 팽팽하게 수축해 있어야 공기가 통과할 길이 충분히 넓어지는데, 술을 마시면 기도 근육이 이완돼 길이 좁아진다.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더 오랫동안 심한 코골이를 하게 되는데, 알코올이 중추신경계 활성을 둔하게 하기 때문이다. 체내로 들어오는 공기량이 줄면 저호흡 상태로 악화한다. 이때 뇌에서는 숨을 쉬라고 계속 지시를 보내지만, 알코올 때문에 둔해진 신경계는 빨리 반응하지 못한다. 저호흡 혹은 무호흡 상태가 길어지면서 코를 더 심하게 고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호흡량이 떨어지면 몸을 보호하려는 기능이 작용하면서 한번 숨을 쉴 때 거칠고 빠르게 쉬게 돼 코골이가 우렁차진다. 알코올은 혈관도 확장하는데, 혈액 흐름이 빨라지면서 호흡이 가빠지는 것도 거센 코골이를 유발하는 데 일조한다.
 
술을 자주 마시면 코골이가 점점 더 세지는 것은 물론, 자는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하루 평균 한 잔의 술을 마시면 수면무호흡이 발병할 위험이 약 25%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저산소증으로 고혈압, 뇌졸중, 허혈성 심장질환, 당뇨병, 역류성 식도염 등 각양각색의 질환 발병률을 높인다. 코털 운동 횟수가 줄어 호흡기 질환 위험도 커지고, 눈에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각막까지 얇아진다. 알코올 작용으로 무호흡이 길어지면 돌연사도 유발할 수 있다. 자주 술을 마시는 사람 중 술을 마시지 않은 다음 날에도 머리가 무겁고 개운하지 않으며 피곤하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미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음주 후엔 반드시 양악기를 끼고 자야 한다.
 
코골이가 원래 없었다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악화하기 전 술을 끊으면 다시 코골이는 없어진다. 잘 때 옆으로 눕기만 해도 호전할 수 있다. 똑바로 누워 자면 중력으로 혀가 뒤로 밀려나면서 기도가 더 좁아진다.
 
한편, 술을 마시고 자면 평소 코를 골았던 사람이든 아니든 체내 유입 산소량이 줄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뇌가 정상적인 호흡을 하기 위해 잠을 깨우는 뇌파를 지속해서 보내기 때문이다.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뒤척임도 심해진다.
=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