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을 때,
인생은 슬플 것이다.
반면에, 나를 기억한 들,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들이란 걸 알 때,
인생은 허무하다.
우리들 삶에,
무엇인가를 이 세상에 남겨 놓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삶을 지치게 한다.
구름은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가야 한다.
구름이 바람을 거슬러 갈 수는 없는 것이다.
거슬러 갈 때 바람은 깨지고 흩어진다.
연어가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갈 때,
그 모든 체력을 소진하듯이....
나의 이름 몇 자를 남기고,
내가 이룬 업적 두어개 흔적으로 남기려,
사람들은,
삶을 고통으로 모는 것이 아닐까?
범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하였는데,
죽은 범에게 범의 가죽은 의미가 없고,
죽은자의 이름은 죽은자에게 의미가 없다.
무엇을 남겨 놓을 것 인가로 고민하는 삶보다,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사는 인생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누군가의 노력과 열정으로
세상의 과학문명이 더 발전할 수는 있겠으나,
그 발전이 사람들의 행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우리가 사는 목적이 행복이라면,
세상이 빨리 변화되는 것보다,
산들바람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처럼 가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다.
느림의 미학을 알 것 같다.
나이 한 살 더 채울 수록,
천천히 가는 삶의 여유가 좋다.
인생이란 것이, 고속열차처럼
그렇게 빨리 달려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빠름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천천이 가다 보면,
빨리 달릴 때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인다.
산행도 그러하고, 인생도 그러하더라.
우리네 삶, 한 템포 쉬면서 천천이 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