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 술 이야기

우울해서 한 잔? 그 뒤 몰려오는 감정은 의외로…

문성식 2022. 8. 7. 18:17

우울해서 한 잔? 그 뒤 몰려오는 감정은 의외로…

 
술잔 뒤에 엎드려 있는 사람
우울해서 마신 술은 우울감을 오히려 악화시킨다./사진=다사랑중앙병원 제공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술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술은 우울과 불안 증세를 악화시킬 뿐, 치료제나 피난처가 절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은 "우울, 불안 등 기분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힘들고 버거운 감정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대신, 다른 물질이나 관계, 특히 알코올 뒤로 숨는 경우가 흔하다"며 "알코올이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들이 감정을 왜곡하면서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술은 일시적으로 슬픔, 무기력함, 외로뭉르 완화시켜주고 자신감을 주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울이나 불안으로 인해 겪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더 극대화하거나, 술로 인해 겪게 되는 갈등과 경제적인 문제들을 악화시킨다"며 "결국 더욱 높은 불안의 상황을 직면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체내 농도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이미 우울증으로 세로토닌 체내 농도가 낮아진 상태라면 알코올 섭취로 인한 세로토닌 기능 저하는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다.
 
한편, 알코올 의존도가 심하다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 11가지 항목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알코올 사용장애일 확률이 높다.
▲종종 술을 의도했던 것보다 많은 양, 오랜 기간 마심
▲술 마시는 양을 줄이거나 조절하려는 욕구가 있고 노력했지만 실패함
▲술을 구하거나 마시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냄
▲술에 대한 강한 욕구가 있음
▲술을 반복적으로 마셔 직장, 학교, 가정 등에서 문제가 발생함
▲술로 인해 대인관계 등에 문제가 생기고 악화되지만 술을 끊지 못함
▲술로 인해 직업활동, 여가활동을 포기하거나 줄임
▲술로 인해 건강이 나빠짐에도 끊지 못함
▲술로 인해 신체적, 심리적 문제가 생기고 악화될 가능성을 알지만 끊지 못함
▲갈수록 많은 양을 마셔야 만족하는 등 내성이 생김
▲금단 증상이 나타남이다.
알코올 사용장애로 진단되면 술을 끊고 싶게 만드는 동기유발 치료, 상담 등 '정신 치료'와 술을 마셔도 기존만큼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을 쓰는 '약물 치료' 등이 시행될 수 있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