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상식

여성 고혈압

문성식 2021. 2. 7. 17:46

여성 고혈압

 

갱년기가 되면서 체형이 비만해지고 혈압도 상승하고, 콜레스테롤도 높아졌다는 중년 여성을 자주 만나게 된다. 문진을 해 보면 많은 수에서 비탈길을 올라가서 나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데 숨이 차서 자주 쉬었다가 올라간다고 한다. 배우자는 벌써 저 멀리에서 빨리 안 온다며 기다리고 있는 그림이 머릿속에 쉽게 그려진다. 운동 부족이나 남녀의 체력의 차이로만 지나칠 일은 아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하여 심혈관 합병증의 발생률이나 사망률이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으나 사실은 여성호르몬의 심혈관계 보호 효과가 없어지는 폐경기 이후에는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여성들이 심혈관 합병증을 겪게 된다. 여성에서 고혈압의 발생은 임신성 고혈압을 앓았던 사람이거나 소위 임신 중독증으로 불리는 ‘전자간증’을 겪었던 여성에서 더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와 같은 병력이 있다면 더 자주 혈압을 체크해 보고 운동과 식이조절로 고혈압의 발생을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권고한다.

그중에서도 여성은 혈관의 굵기가 남성에 비해서 가늘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키 때문에 동맥의 길이도 짧아서 혈관이 노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동맥의 탄성도 저하, 즉 동맥 경직도가 상승하게 된다. 혈관 경직도가 증가하게 되면 혈압이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하여 심장의 펌프 기능은 정상이지만 이완 기능이 저하되어 조금만 운동을 하여도 숨이 차는 현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성 심비대가 있다면 이러한 증상은 더 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움직이면 숨이 찬 심부전 증상 이외에도 여성 고혈압 환자들은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사건의 위험도가 남성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 적절한 혈압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하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뇌졸중 위험도를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혈압 조절 및 약물 치료에 적극적이게 되는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신경학적 장애가 남을 수 있는 뇌졸중과 이후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 의존적인 삶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고혈압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정맥인 심방세동이 나타나면 남성에 비해서 여성의 경우 뇌졸중의 위험도가 높은 것은 아주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하여 다른 신체적 특징과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평생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첫걸음은 역시 소금 섭취를 줄이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여야 한다. 고혈압이 발생하면 적절한 치료로서 혈압을 잘 조절하고 고혈압성 심비대가 나타나는지를 전문가에게 체크하며 심근 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 합병증을 예방해야 할 것이다.

/기고자 :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원장

[저자 소개]
정남식 원장은 현재 세브란스병원 병원장과 심장내과 교수직을 맡고 있다.
국민고혈압사업단 전(前)부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대국민 고혈압 예방 캠페인 활동에 앞장서 왔다.

[사업단 소개]
국민고혈압사업단(www.hypertension.or.kr)은 고혈압 조기발견과 국민 계몽을 위해 2001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이다.
설립 이래 자기혈압알기 운동, 소금 섭취감량 운동 등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홍보 및 관리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8107&cidx=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