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의사소통 훈련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면서 살아갑니다.
심지어 말을 하지 못하는 농아들도 몸짓과 표정과 손짓으로 말을 하고 삽니다.
말을 하지 않고 칩거하는 사람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사람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말을 하고 싶어 하고
말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며 살게 됩니다.
우리가 의사소통을 할 때 꼭 말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사소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말을 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오해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태도와 행동을 통해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20년쯤 되고 보니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친구처럼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관계가 되었고, 눈빛만 봐도 원하는 것을 알 만큼
서로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우리 부부에게도 수년 전까지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는
이유로 인해 부부싸움이 잦았습니다.
부부 관계에서 의사소통은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절감합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젊은 부부들의 경우에 사소한 의견차이나
자녀교육 방식의 차이 등으로 작은 말다툼을 하게 되는데
그 작은 말다툼은 큰 부부싸움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결혼 5년차인 어떤 부부는 아직도 싸움을 자주 하는 편이라며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부부싸움에 임하는 태도는 너무도 다르다고 합니다.
남편은 울컥하고 치미는 화를 못 참고 그 순간에 다 쏟아내는 스타일이고
아내는 남편과 똑같이 화를 냈다가는 더 큰 싸움으로 번질까봐
화를 내지는 못하지만 속에 꾹 쌓아놓았다가
침묵으로 자신의 화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화를 쉽게 내는 남편은 풀리기도 쉽게 풀려서,
아직도 아내의 마음속에는 용암이 끓어오르듯 분노가 끓어오르는데도
눈치 채지 못하고 아내의 침묵을 답답해하며 아내에게 핀잔을 줍니다.
아내는 좀처럼 화를 삭이지 못하고 대체적으로 한 번 부부싸움에
삼일 이상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남편을 거부하는 태도를 강하게 취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삼 일을 지나는 동안 아내는
비언어적인 행동으로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남편에 대한 분노를 그렇게 비언적인 태도로 나타내었던 것인데
문제는 남편은 아내의 말없는 태도를 읽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비언어적인 행동도 상대방에게 분명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므로
의사소통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부부는 한 번 부부싸움을 하면 장기전으로 가게 되고
서로에게 상처를 깊이 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비언어적 의사소통에서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거부하는 몸짓, 거절의 태도, 흘기는 눈, 싸늘한 표정 등
부정적인 비언어적 의사 전달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내와 남편 사이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깊은 골을 패이게 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긍정적이며 따뜻한 비언어적 표현들도 있습니다. 따스한 미소,
사랑의 눈길, 배려하는 손길, 공손한 태도, 예의바른 태도 등...
이런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은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신뢰를 주며 애정을 돈독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요소들입니다.
부부 사이에서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힘들어 하는 남편에게 다가가 말없이 손을 잡아주고 미소를 듬뿍 선사하는 일,
지친 아내의 어깨를 감싸주고 조용히 토닥여 주거나
따뜻하게 살짝 안아주는 것...
이러한 작은 행동에서 부부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 ‘말’을 통해 마음과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비언어적인 태도만으로는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하지는 못합니다.
부부 간의 대화는 사소한 오해와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침묵은 금'이라며 인간관계에서 말을 아끼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침묵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잘 훈련된 대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하고 참거나 억누르면 언젠가는 폭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폭발하게 되면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거나 고함을 치거나
상대를 몰아붙이며 공격하기도 하게 됩니다.
이것은 부부 사이에 치명적인 독소가 되고
가정 전체의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부부 사이에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대화를 한다고 하면서 서로의 약점을 들추어내서 빈정거리는 말투로 말한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부부가 서로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기간이 거듭되다보면
서로의 마음이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부에게 의사소통의 훈련이 꼭 필요합니다.
교회에서 부부 훈련 프로그램으로 부부 의사소통 훈련 과목을
넣어서 교육하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교회 다니는 부부 간의 이혼률이 늘어가고, 무늬만 부부인 채
몸과 마음이 멀어진 부부들이 많이 있습니다.
교회의 부부 교육프로그램이 사전에 이런 불행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라오면서 부부 간의 대화법에 대해서 배우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과 가풍과 문화에서 스무 해가 넘도록 살아온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각자가 가진 의사소통의 형태가 다를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배워야합니다.
우리가 늘상 하는 것이 말하는 것이고 대화하는 것인데
굳이 배워야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가계의 문화적 차이를 점점 줄이고 대화법과 태도와 말씨 등은
훈련을 통해 훌륭하게 변화될 수 있습니다.
부부 간의 친밀함은 세월이 갈수록 더욱 깊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법을 잘 익혀야 합니다.
마음속에 있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표현되어집니다.
오랫동안 부부의 친밀함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건성으로 하는 부부는 진정한 부부의 사랑과 친밀함을 누리지 못합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을의 잎새들이 고운 단풍으로 물들듯이
부부 간의 애정과 친밀함이 곱디곱게 진한 단풍빛으로 물들기를 바랍니다.
말과 표정과 영혼으로 더욱 친밀해지는 부부가 되기를...
말과 표정과 영혼으로
- 강선영 목사(낮은울타리 가정예배사역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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