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갈등해결의 대화법 - 심리학과 교수 채규만
Ⅰ. 우리나라 가정에서의 스트레스 대처 유형
많은 부부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대한다고 하지만,
대화가 불분명하거나 적합하지 않으면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배려하지 않은 태도나 대화기술의 부재는 어떤 관계에서든지 삶을 어렵게 만든다.
본인의 임상경험이나 관찰 및 연구들에 의하면 (MIller, & Miller외 1991) 가정에서
스트레스나 갈등이 있을 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양식들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1. 회피
실직이라든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서 부부간에 문제가 생길 때 많은 경우
우리 나라의 남편들은 회피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 같다.
회피 방법의 특징은 문제를 피하거나 주제를 바꾸기도 하고
문제의 중요성을 무시하려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는 실직이나 직장의 어려움을 아예 부부간에 숨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남편들은 실직을 당했으면서도 평소처럼 출근하면서
사실은 등산을 한다든가 낚시터를 찾기도 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회피의 방법으로 문제의 해결이 되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실직의 문제를 오랫동안 숨기거나 회피 할 수 없는 상황이 필연적이기에
부부간에 숨겨진 실직의 문제가 불신과 배신감을 초래할 수도 있다.
2. 겉돌기
이 과정에서는 실직이나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근본적인 스트레스에 관해서
인정하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진지한 해결책을 생각하기보다는
실직 문제의 겉만을 빙빙 돌고 핵심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당면문제가 가정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구체적인 대책은 안 세우면서
중요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당면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그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상승하게 된다.
3. 다툼식
이러한 방법으로 가정의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경우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생기는
심리적 신체적인 부작용을 상대방에게 책임전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책임 추궁을 받는 편에서는 공격을 당했다는 느낌이 드니까 다시 상대방을 비난하게 되어서
스트레스는 더욱더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고
스트레스가 분노의 감정폭발로 이어지면 언어폭력, 신체 폭력으로 발전되어 갈 수도 있다.
가정의 불화가 심화되고 폭력으로 이어 지는 경우는
문제를 다툼식으로 해결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가정불화가 심하면 이혼으로 이어져 가정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다.
4. 협상식
스트레스로 인해서 파생되는 문제를 해결하다가
부부 서로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경우를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각자 의견의 정당성을 굽히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양보하기를 요구하다가
서로 조금씩 자신의 입장을 양보하면서 해결책을 찾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상대방이 조건부로 양보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였기 때문에
한쪽에서 조건을 어기게 되면 다른 쪽에서도 문제의 해결책을 원점으로 돌리면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싸움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5. 해결식
이 경우는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문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는 가운데
모두의 이익을 고려한 최선의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경우를 말한다.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상호를 신뢰하는 가운데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상호 합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자신을 솔직히 표현하는 대화의 기법이 필요하다.
문제의 해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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