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에 짓눌려 ‘분재’처럼 크는 우리 아이들
분재를 보며
아는 집에 갔더니, 분재 자랑에 침을 튀긴다.
이렇게 잘 가꾼 솔 분재는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부르는 것이 값이라며…
분명 생화인데 생화 같지 않은, 정일품 소나무를
백분의 일로 줄여놓은 듯한 참으로 훌륭한 작품!
이 정도면 키웠다기보다는 만든 것!
“왼쪽으로, 아니 약간 오른쪽으로 구부려”
“가운데 가지는 조금 뒤틀리게 하고”
철사에 의해 움직이고 고정되는 나뭇가지
도무지 자연스럽게 숨 쉬도록 놔두지를 않는다.
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하라는 대로 하는 것.
먹으라는 대로 먹고, 크라는 대로 크고,
뻗으라는 대로 뻗고, 보라는 대로 보고…
한 발짝 다가가 분재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우리에 갇힌 야수의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본다.
그 숨 막히는 눈빛 속에서 나는 들었다.
좀 내버려 달라는 우리 아이들의 하늘빛 아우성을!
무조건 뛰어나야 대접받는 세상
옷에다 사람을 끼워 넣는 교육…
장자와 루소가 흘리는 눈물 때문인지
창밖에는 때 아닌 비가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