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정

학업에 짓눌려 ‘분재’처럼 크는 우리 아이들

문성식 2018. 12. 30. 03:21


    학업에 짓눌려 ‘분재’처럼 크는 우리 아이들 분재를 보며 아는 집에 갔더니, 분재 자랑에 침을 튀긴다. 이렇게 잘 가꾼 솔 분재는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부르는 것이 값이라며… 분명 생화인데 생화 같지 않은, 정일품 소나무를 백분의 일로 줄여놓은 듯한 참으로 훌륭한 작품! 이 정도면 키웠다기보다는 만든 것! “왼쪽으로, 아니 약간 오른쪽으로 구부려” “가운데 가지는 조금 뒤틀리게 하고” 철사에 의해 움직이고 고정되는 나뭇가지 도무지 자연스럽게 숨 쉬도록 놔두지를 않는다. 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하라는 대로 하는 것. 먹으라는 대로 먹고, 크라는 대로 크고, 뻗으라는 대로 뻗고, 보라는 대로 보고… 한 발짝 다가가 분재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우리에 갇힌 야수의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본다. 그 숨 막히는 눈빛 속에서 나는 들었다. 좀 내버려 달라는 우리 아이들의 하늘빛 아우성을! 무조건 뛰어나야 대접받는 세상 옷에다 사람을 끼워 넣는 교육… 장자와 루소가 흘리는 눈물 때문인지 창밖에는 때 아닌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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