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제7절 대승불교의 역사와 정신
2. 대승불교의 정신과 발자취
이 대승불교 운동의 여명은
보살(菩薩)이라 불리는 새로운 불교 개혁 세력에 의해서 전개됩니다.
보살이란 진리의 길로 들어서 자각적 존재로서 구도자(求道者)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보살을 여성불자를 지칭하는 말로 이해하는 것은
올바른 보살의 의미가 아닙니다.
자각적 존재로서의 보살은 한편으로는 진리를 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체득하여
그들을 그 고통의 질곡에서 구제하기 위해 애씁니다.
아파하는 이웃들과 함께 깨달음의 길로 나서고자 하는 보살의 이상을
상구보리(上求菩堤) 하화중생(下化衆生)이라 합니다.
보살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여섯 가지 피안에 이르는 길인 육바라밀(六波羅密)이 요청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반야(般若)바라밀입니다.
반야란 초월적인 지혜를 일컫습니다.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아는 지식이 아니라
그 사물과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직관적 지혜인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이 마음을 잘 다루고 관리하여
행복은 물론 일체로부터 자유로운 해탈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다루고 깨우치기까지는 스스로의 주체적인 행위가 요구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불교를 자력불교(自力佛敎)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깨달음의 세계,
천당이며 극락에 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태어나면서부터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나약한 사람도 많습니다.
이렇게 생존 자체마저 위협받는,
그래서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나약한 의지의 소유자에게
불교는 부처님의 가피력에 몸과 마음을 의지하는 타력(他力)신앙을 내겁니다.
이들에게 자력으로 해탈의 세계에 이르게 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타력신앙에서 그 믿음의 대상은 아미타부처님이며,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곳은 안락세계인 극락정토(極樂淨土)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은 수명이 무한하여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고도 부릅니다.
『법화경』에서도 부처님을 굳건히 믿고 예배하는 신앙을 통하여
성불에 이르는 길을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승불교는 이렇게 반야의 지혜를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도도한 불교사의 맥을 형성하게 됩니다.
중관학파와 유식학파를 태동시켰으며 정토 타력신앙도 꽃피웠습니다.
이러한 인도의 불교는 중국으로 전해져 동북아시아 대륙에 전파됩니다.
3. 중국불교의 특징
중국에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시기는 불기 611년(서기 67) 후한(後漢)시대로
인도에서 불교가 발생한지 500년쯤 경과한 시기입니다.
그 이후 불교가 물밀 듯 중국대륙으로 들어오는데
인도에서 발생한 원시불교ㆍ소승불교ㆍ대승불교의 모든 것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번역되었기 때문에
무엇이 최고의 가르침인가를 가늠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판단에 따라 경전을 체계화하여 종파를 세우게 되니
화엄종ㆍ천태종ㆍ열반종ㆍ삼론종ㆍ선종ㆍ정토종 등의 수많은 종파가 생겨납니다.
이렇게 각자의 기준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것을
교상판석(敎相判釋)이라고 부르며
중국불교의 특징인 종파불교가 성립하는 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종파 가운데 가장 중국적인 불교로는 선종과 정토종을 들 수 있습니다.
선종(禪宗)을 창시한 인물은 보리달마(菩提達磨)입니다.
달마는 숭산 소림사에 9년 동안 면벽(面壁)에 들어가 깨달음을 열고
중국대륙에 선의 깃발을 크게 휘날리게 됩니다.
선종에서는 경전이나 문자 등의 이론에만 매달려 입씨름이나 하고 있는 학문불교,
허약한 지식사회를 비판하고 주체적인 나 자신의 마음과 깨달음을 강조합니다.
이렇게 선은 일상생활 속에서 깨달음과 평정한 마음을 강조하는 실천불교를 내걸어
중국을 비롯하여 우리나라나 일본의 정신풍토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습니다.
정토종 역시 선과 더불어 중국불교를 대표하는 실천불교입니다.
오로지 아미타부처님에 대한 염불을 강조하여
중국의 민중들에게 정토왕생이라는 염불신앙을 굳건히 해주었으며
절망에서 희망을 빛줄기를 찾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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