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안과/박영순 원장
수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리차드 알피에리 원작의 <댄스 레슨>을 무대에서 감상한 일이 있다. 70세를 바라보는 여주인공 릴리는 관객을 향해 토로했다. “사람들은 늙으면 사라지기 시작하거든. 투명인간이 돼 버린다고!” 릴리의 대사를 들으며 필자는 생각했다. 세계 어디서든 노인은 퇴물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하지만 여주인공 릴리는 공연 내내 스윙, 탱고, 차차차 등 장르를 막론하는 다양한 댄스를 통해 새로운 삶과 희망을 찾아가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모습은 분명히 빛나고 있었다.
필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노인이란 추하게 늙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청년들이 따를 수 없는 성숙함을 발산하는 사람들이라 믿는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해질 녘 붉은 노을처럼 성숙하고 따스하며 아름다운 열정을 갖도록 하지 않는가. 이와 같은 믿음이 바탕이 돼 개발해 낸 것이 지난 2013년도 창안된 ‘나이스(NICE) 백내장 수술’이다.
백내장은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상을 맺게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발생한다. 빛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해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으로 거리에 따라 흐려지는 정도가 다른 노안과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수정체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근거리든 원거리든 관계없이 시야가 흐릿해진다는 점이 그렇다. 초기에는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실명을 막기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치료에 한계가 있는 노인들에게는 여간 까다로운 문제가 아니었다.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대체한다. 노안 증상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하고도 돋보기 안경을 착용해야 하거나, 별도의 노안수술을 겸해야 했다. 나이스 백내장 수술은 조절형 인공수정체를 도입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수술 전 당뇨 증 질병을 확인하는 사전 건강검진과 안과 정밀검진을 거치면 수술을 진행할 수 있고, 수술 결과로 좀 더 선명한 시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특히 40대 환자부터 70대 이상까지 광범위한 환자 군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 할만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대략 600만 명으로 집계된다. 2026년에는 1000만 명대에 진입한다는 것이 당국의 전망이다. 평균 수명 증가로 인해 사회 구성원의 20%가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급속하게 진입하고 있는 요즘,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은 질환인 노안이나 백내장의 해결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이스 백내장 수술과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기고자 :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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