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3.jpg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 운주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감.

 

이곳에 산재(散在)한 다양한 형태의 석탑(石塔)과 석불(石佛) 중 이 석불감(石佛龕) 쌍배불좌상(雙背佛坐像)은 골짜기 중심부(中心部)에 위치(位置)하고 있고 그 앞에는 각기 탑이 1기(基)씩 놓여 있어서 야외(野外) 불당(佛堂)의 주존불(主尊佛) 구실을 하고 있다.

불감은 팔작형태의 지붕을 갖추고 그 위에 용마루, 치미(치尾) 등이 모각(模刻)되어 목조건축(木造建築)의 형식(形式)을 갖추고 있다. 감실(龕室) 내부(內部)를 남북(南北)으로 통하게 하고 불상(佛像) 2구(二軀)를 등(背)을 맞댄 형태로 안치(安置)하였다. 남향의 불상은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오른손을 배에 댄 모습인데 이곳의 다른 불상들과 마찬가지로 입체감(立體感)이 거의 없는 평판적(平板的)인 신체에 경직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여기에 도식적(圖式的)인 평행선(平行線)으로 간략히 옷주름을 표현하였다.

북향의 불상 역시 같은 양식을 보이는데 옷 속에 싸인 두 손은 가슴에 모아 지권인(智拳印)을 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 좌상(坐像)은 단순화(單純化)되고 경직된 불상(佛像) 양식(樣式)과 도식적인 옷주름 표현 등 고려시대(高麗時代)의 지방화(地方化)된 불상 양식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석조불감(石造佛龕) 안에 등(背)을 맞댄 쌍배불상(雙背佛像)은 그 유례(類例)가 없는 특이한 형식으로 희귀한 가치가 있는 불상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有石室二石佛相背而坐(유석실2석불상배이좌)”라고 그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1984년 전남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금동여래입상을 비롯하여 순청자편·상감청자편·분청사기편 등이 출토되었고, 또 중수연대를 기록한 명문기와(弘治 8,1495)가 출토되기도 하였다.

석조불감 안에 등을 맞댄 2구의 불좌상을 안치한 것은 유례가 없는 것으로 우리 나라 조각사상 중요한 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