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은 줄여서 ‘화엄경’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중심사상으로 하고 있다. 화엄종의 근본경전으로 법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사상 확립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경전이다.
이 책은 당나라의 반야(三臟般若)가 번역한『화엄경』정원본 40권 가운데 권34에 해당한다. 검푸른 빛이 도는 종이에 은색 글씨로 불경의 내용을 옮겨 적은 것으로, 종이를 길게 이어붙여 두루마리 형태로 만들었으며 크기는 세로 30.6㎝, 가로 805.7㎝이다. 책을 지탱하고 있는 막대기 모양의 축(軸)에는 꽃무늬가 그려져 있으며 금칠이 되어있다.
금색과 은색의 꽃무늬가 장식된 표지에는 4각의 두 줄 안에 금색으로 제목이 적혀 있고, 제목 아래에는 정원본임을 나타내는 ‘貞(정)’자가 적혀 있다. 책의 맨 앞에는 불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묘사한 변상도(變相圖)가 금색으로 그려져 있다.
이 화엄경 정원본은 권31과 권34가 전해지고 있는데, 권31에 있는 기록에 의하면 고려 충숙왕 복위 6년(1337) 최안도의 부인 구씨(具氏)가 내세에서의 극락왕생을 기원하여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