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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성남, 의왕, 과천 경계에 솟은 청계산(淸溪山·618m)은 관악산(冠岳山·631m)과 더불어 수도권 남부에서 가장 사랑받는 산 중 한 곳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초보등산객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거니와 요즘은 유명 여성 연예인들이 ‘다이어트 코스’로 청계산을 즐겨 찾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젊은 여성 등산객이 즐겨 찾고 있다.
- ▲ 1 이수봉 능선에서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본 국사봉. 2 노송과 바위가 잘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3 아름다운 소나무가 많은 이수봉 정상 근처를 지나는 취재팀. 이수봉 근처 암릉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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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은 산 아래 도시들의 야경을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어서 야간산행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나무데크와 헬기장, 공터가 비교적 많아 도심에서 야경을 보고 비박할 수 있는 야간비박산행지로 백패커들이 즐겨 찾는다. 멧돼지와 같은 산짐승이 없고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통틀어서 청계산이라 부르지만 실상 이 산엔 최고봉인 망경대(望京臺·618m)를 가운데 두고 북쪽 줄기에는 옥녀봉(376m)과 매봉(582m)이, 남쪽 줄기에는 이수봉(貳壽峰·545m)과 국사봉(國思峰·540m)이, 서쪽과 동쪽 줄기에는 각각 응봉(과천 매봉·369.3m)과 천림산(봉수대·323m) 등 걸출한 봉우리들이 여럿 서 있다.
청계산은 4개시에 걸쳐 있는 만큼 각 방향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우선 서울 방면에서는 서초구 원터골(원지동)~원터쉼터~헬기장~매봉(2시간 15분), 개나리골 약수터~돌탑~옥녀봉~매봉(2시간 15분), 청계골~청계골 쉼터~길마재~매봉(1시간 25분) 코스가 대표적이다.
성남시 방면에서는 옛골(남경산장)~이수봉의 1시간 10분 코스가, 과천시 방면에서는 문원동 사기막골~응봉~이수봉 코스가 주로 이용된다. 의왕시 방면에서는 청계사에서 출발해 망경대로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산길은 서울 원지동 원터골에서 오르는 코스와 성남 옛골에서 오르는 코스다. 원터골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코스는 가볍게 산행할 수 있는 당일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원터골 계곡길이나 진달래능선을 타고 매봉을 거쳐 정상인 망경대에 올랐다 다시 원터고개를 지나 원터골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들머리에는 대형 주차장과 식당, 아웃도어 장비 매장 등이 즐비하다. 망경대에서 이수봉을 지나 철쭉능선을 타고 옛골 방면으로 내려서는 코스도 인기가 좋다.
주차장에서 나와 ‘청계산 입구’라고 표시된 안내판을 따라 경부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통과하면 정면에 등산장비점 몇 곳이 보이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끝까지 가면 두부전문 음식점들이 줄지어선 막다른 곳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산길 초입은 산책로처럼 넓고 편안하다. 바닥은 포장에서 시작해 비포장으로 바뀐다. 초입에서 200m쯤 진행하면 왼쪽 계곡을 통해 매봉으로 이어진 갈림길이 나온다. 이후 오른쪽 진달래능선 갈림길도 보인다. 계속 계곡을 타고 어둔골 약수터를 통과해 맹호화장실을 지나면 또다시 왼쪽에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 갈림길 역시 매봉으로 이어진다.
청계산에서 비박하기 좋은 장소는 등산로 곳곳에 설치된 벤치나 나무데크, 그리고 응봉 정상 나무데크와 매봉, 매봉 아래 헬기장과 석기봉 공터, 계곡 등이다. 알게 모르게 청계산에서 비박을 즐기는 등산객이 많아 데크와 헬기장은 물론이고, 계곡에도 돌을 쌓아 만든 ‘임시 사이트’가 곳곳에 있어 장소를 고르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다만 어디서 비박을 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 놓고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서초구 원터골 쪽에서 오른다면 매봉 근처 헬기장이 최적의 비박지다. 들머리에서 2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매봉에서는 서울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와 남양주까지 볼 수 있다. 매봉에서 망경대는 가깝지만 망경대 주변의 등산로는 길이 좁고 위험한 곳이 있으니 야간산행을 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망경대를 지나면 곧 나오는 석기봉에도 넓은 공터에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고 나무데크와 간이 화장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비박하기에 좋다. 나무데크는 석기봉부터 이수봉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과천 문원동 쪽에서 오른다면 응봉 정상의 나무데크가 부담 없이 비박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과천시의 모습과 서울대공원의 야경을 조망할 수 있으며 들머리에서 1시간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이곳을 즐겨 이용하는 백패커들의 말에 따르면 가끔 때를 잘 맞춰 가면 인근의 놀이동산에서 펼치는 불꽃놀이도 ‘공짜’로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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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서울 서초동 원터골 기점의 경우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서 4432번이나 8442번 버스를 타고 원터골이나 옛골에서 내린다. 신분당선 전철을 이용한다면 청계산입구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오면 원터골 들머리에서 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양재역에서 성남 방향으로 가다가 양재 하나로클럽 쪽으로 우회전해 5km 정도 달리면 원터골 공영주차장에 닿는다. 과천청사 들머리는 지하철 4호선 과천청사역 1번 출구 나와 50m 직진, 과천주유소에서 우회전해 굴다리를 지나면 된다. 이외의 들머리들도 지하철과 버스 등으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맛집 원터골이나 옛골 산행기점 주변에는 두부집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등산장비점이 많이 늘어나긴 했으나, 여전히 이 지역을 대표할 만한 장삿집은 손두부 전문점들이다. 산행 후 간단히 식사하기에 적당한 곳들로 가격도 5,000원 선으로 무난하다. 옛골 들머리 근처의 두둑한상(031-8017-2213)은 젊은 감각의 두부요리를 낸다. 원터골의 한소반(02-3453-1500)에서는 모둠보쌈과 홍어회 무침 등을 낸다. 의왕 과천터널 출발점 부근의 장수촌누룽지백숙(031-422-9952), 옛골 근처의 반하는 보쌈&쌈밥(031-756-5292) 등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