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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내려놓다 / 이 보 숙

문성식 2015. 8. 27. 17:15
      
      그리움을 내려놓다 / 이 보 숙
      한사코 
      뿌리치고 가는 너에게
      무언가 있지, 싶은
      가을날 해거름 녘
      방마다 밝힌
      등불이 너무 환해
      밤이 오히려 어두워라
      내 창백한 얼굴 바라보는
      잠들지 않은 별 하나
      사랑한 순간보다
      사랑이 준 상처가 잊히지 않아 
      등불 켜고 누워 멀뚱멀뚱 
      눈동자만 슴벅이는 깊은 밤
      이제는
      사랑의 몽상을 끝낼 시간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불꽃 같은 그리움도 이제 그만
      잠든 도시 등 뒤로 하고 
      홀로 길 떠나야 하리.
      1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