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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 이 보 숙

문성식 2015. 8. 25. 16:33
      
      살며 사랑하며 / 이 보 숙
      밤비 내리는 
      창밖은 적막하다
      왠지 그냥 쓸쓸하다
      불 밝힌 주막
      파 송송 넣은 계란 탕 
      먹음직스런 부추 지짐 한 장   
      늦은 밤 소주 한 잔에 
      김치 하나면 될 듯 싶은데
      지독히도 외로워 보였는지
      살아가면서
      갈 곳을 잃고 허공에
      수 없이 내던진 공허한 몸짓 
      얼마나 외로워 해야 사랑이란 
      환상 속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가끔 
      세상 천지에 혼자인 양 
      비 오는 저녁 술 마시는 나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누군가를 미친 듯 사랑하고 있다
      사랑이 비록 환상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