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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탈모 등 부작용 없는 '면역 항암제' 나온다

문성식 2015. 6. 16. 03:12

구토·탈모 등 부작용 없는 '면역 항암제' 나온다

암 이기는 면역 체계 강화
한 번 맞는데 1000만원 넘어 

 

인체의 면역 체계를 강화해 암 세포를 없애는 면역 항암제가 올해 국내에 나온다. 미국·유럽에서 지난해 흑색종·폐암 치료제로 승인받은 면역 항암제 2종(種)이 국내 사용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약은 2~4주 간격으로 정맥주사로 맞는데,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약 값은 1회 투약에 1000만~300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면역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구토나 탈모, 소화 불량, 백혈구 감소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모든 암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유럽 사용 허가는 흑색종·폐암 치료제로 받았지만 유방암, 위암, 림프종, 두경부암, 신장암, 대장암 등 다른 암에도 쓸 수 있는지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10년 생존율이 15%였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부작용 없이 암 세포를 죽이는 면역 항암제가 이르면 올해 안에 국내에서 암치료제로 쓰일 전망이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부작용 없이 암 세포를 죽이는 면역 항암제가 이르면 올해 안에 국내에서 암치료제로 쓰일 전망이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흑색종 환자의 평균 생존율이 10개월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하면 효과가 엄청 큰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이 이례적으로 신속승인 절차를 진행해 보통의 항암제보다 시장에 3~5개월 정도 빨리 나왔다"고 말했다.

면역 항암제는 암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면역 체계에 작용한다. 암 세포는 '암이 아니다'라는 일종의 은폐 신호를 보내 면역 세포의 공격을 피하는데, 면역 항암제는 이같은 은폐 기능을 무력화시켜 NK세포, T세포 등이 암 세포를 잘 죽일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다. 따라서 암 관련 유전자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유전자 돌연변이로 더이상 표적 항암제를 쓸 수 없는 경우에도 쓸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항암제는 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과 관련된 유전자에 맞춰 치료하는 표적 항암제다. 하지만 표적 항암제는 표적 유전자와 관계 없이 생기는 암(비소세포 폐암의 경우 50%, 대장암의 경우 40%)에는 효과가 없다. 또 암세포가 약에 적응해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내성이 생겨 치료가 안된다.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