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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군 소야도] 아름다운 해안과 수려한 능선길의 조화

문성식 2015. 6. 2. 09:09
[섬 백패킹 코스가이드 | 옹진군 소야도] 아름다운 해안과 수려한 능선길의 조화
캠핑하기 좋은 뗏부루와 죽노골 해변

	소야반도 남쪽의 막끝해변 풍광.
▲ 소야반도 남쪽의 막끝해변 풍광. 넓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거친 파도가 인상적이다.

덕적도는 서해의 섬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물 맑고 공기 깨끗한 청정지역으로 휴가철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 섬이다. 반면 덕적도 옆에 위치한 소야도는 아직은 찾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섬이다. 덕적도에 비해 산이 낮고 수더분해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연말 능선과 해변을 잇는 새로운 산길이 완성되며 섬 전체를 종주할 수 있게 됐다. 백패킹으로 야영을 즐기며 돌아보기 좋은 섬이다.


소야도 선착장에서 바닷가를 따라 나루개마을 끝까지 들어간 뒤 백패킹을 시작한다. 바닷물이 빠지면 해안을 따라 100m 걷다 곧바로 산허리 길로 올라갈 수 있다.


밀물 때는 산길을 이용해야 한다. 마지막 민가 뒤편의 작은 골짜기를 따라 오르다 왼쪽 사면을 치고 올라 작은 언덕을 넘어서면 산자락을 부드럽게 감고 돌아가는 적당한 넓이의 허리길이 ‘마배끝’으로 이어진다.


마배끝에는 널찍한 전망데크가 자리하고 있다. 넓은 바다를 조망하며 여유를 부리기 좋은 곳이다. 정면으로 매바위의 붉은 등대가 눈길을 끌고 오른쪽으로 중국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세웠다고 전해 오는 장군바위도 보인다. 텐트를 치고 느긋하게 쉬어가기 좋은 곳이지만 선착장에서 너무 가까워 이용객이 많지 않은 편이다.



	황금빛 모래밭이 넓게 펼쳐진 죽노골해변.
▲ 황금빛 모래밭이 넓게 펼쳐진 죽노골해변. 썰물이면 바로 앞의 섬까지 바닷길이 연결된다.

	마배끝의 데크에서 매바위를 바라보고 있는 등산객들.
▲ 마배끝의 데크에서 매바위를 바라보고 있는 등산객들.

산길은 ‘마배끝’에서 능선을 타고 작은 봉우리를 넘는다. 이어 울창한 숲을 통과해 작은 헬기장을 지나면 선착장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타난다. 이 길 건너편에 소야도에서 가장 높은 국사봉(143m)으로 오르는 급경사 계단이 나 있다.


국사봉 등산로는 예전에 조성되었지만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다. 꼭대기에 넓은 헬기장이 있으나 주변에 나무가 많아 조망은 시원치 않다. 정상을 보는 대신 국사봉 직전 삼거리에서 오른쪽 사면길을 통해 죽노골해변으로 내려설 수 있다.


황금빛 모래밭이 길게 이어지는 죽노골해변은 영화 ‘연애소설’ 촬영지다. 바로 앞에 보이는 작은 섬과 어우러진 일몰이 환상적인 장소다. 물이 빠지면 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이 나타나는 신비한 장소이다. 야영지로도 좋은 위치다.


죽노골해변에서 동쪽 산자락을 타고 15분 정도면 뗏부루해변으로 이동할 수 있다. 뗏부루해변은 넓은 캠핑장과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는 곳으로 많은 백패커와 오토캠퍼들이 찾는 장소다. 잔디가 깔린 야영장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분위기가 아늑하다. 해변의 모래밭이 넓고 완만해 피서지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야영장을 통과해 오솔길을 잠시 따르면 섬 동쪽 소야반도로 접어드는 잘록이를 지난다. 산길은 작은 초원지대를 지나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연결된다. 숲이 시작되는 곳에 설치된 염소막이 그물을 넘어서면 제법 가파른 산길이 나타난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숲에는 고사리가 무성하다.



	싱싱한 기운이 감도는 국사봉 오름길.
▲ 싱싱한 기운이 감도는 국사봉 오름길.

우람한 소나무 사이의 산길을 타고 능선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눈에 든다. 소야도와 소이작도 사이는 늘 커다란 배들이 오가는 주요 항로다. 광활한 바다 위에 아름다운 서해의 섬들이 떠 있는 모습도 장관이다. 가파른 절벽 위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계속 남쪽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이동하면 작은 삼각점이 있는 왕재산(143.8m)에 오른다. 주변에 나무가 조금 많은 편이지만 이곳 역시 좋은 전망대다. 하지만 캠핑할 만한 장소는 아니다. 이어지는 내리막을 통과해 뗏부루해변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면 ‘막끝’해변으로 내려서게 된다. 갯바위 낚시터로 많은 이들이 찾는 장소다.


막끝해변에서 다시 능선 삼거리로 돌아와 산허리에 난 옛길을 이용해 염소그물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 산길 중간에 작은 샘이 하나 있어 목을 축이며 산행이 가능하다. 능선길에 비해 비교적 평탄하며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막끝으로 가는 낚시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이다.


소야반도의 소나무 숲과 주능선에 난 산길도 지난해 새롭게 개설된 것이다. 조망 좋은 산등성이를 걸으며 오가는 대형 선박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한 구간이다. 자월도와 이작도 방면의 시원한 바다 조망도 일품이다. 능선길과 막끝까지 이어진 옛 산자락 길을 이용하면 원점회귀형 백패킹이 가능하다.


소야도 전체를 돌아보는 백패킹 코스는 왕복 12km가 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보통 속도로 걷는다면 5시간이 넘게 걸린다. 따라서 섬에서 하루를 머무는 일정으로 돌아보는 것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뗏부루해변의 야영장에 텐트 치는 것을 권한다. 샤워실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소야도 개념도
▲ 소야도 개념도

교통 소야도 가는 배는 인천 연안부두와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 두 곳에서 뜬다.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을 이용할 경우 덕적도에 내려 소야도로 가는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간다. 차량을 가지고 가려면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소야도와 덕적도를 왕복하는 페리선을 이용한다.


방아머리선착장에서는 하루 한 차례 페리선이 왕복하고 있어 차량을 실을 수 있고 덕적도에 가기 전 소야도에 내리므로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없다. 운항시간과 운임, 인터넷 예매는 대부해운 홈페이지 (www.daebuhw.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숙식 뗏부루 해변에 민박이나 펜션이 몰려 있다. 섬초롱펜션(010-8965-5265), 해오름펜션(010-9706-9288)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