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가을의 문턱에서 / 賢智 이경옥

문성식 2013. 11. 27. 14:08

가을의 문턱에서 / 賢智 이경옥
어설피 영글은 사랑처럼
아직은 떫은 맛을 지녔지만
만삭된 저 달이 다시 떠 오르면
풍요의 노래를 부르리
주홍의 색이 더 짙어지면
알알이 익어가는 속 살처럼
굳어져 멍들었던 내 마음에도
평온의 깃발이 휘날리리
가을 들녘의 황금색은
부귀영화의 알곡이라
젊음의 싱그러움에
노년의 함박 웃음이 묻어나네
그대 거닐던 강 언덕
어김없이 찾아오는 소슬바람에
발자취 흔적 지워졌어도
내 가슴에 남아 숨쉬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