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내 안의 사랑은/雪花 박현희

문성식 2012. 8. 9. 13:46

 
내 안의 사랑은/雪花 박현희
내 안의 사랑은 
한순간 불꽃처럼 타오르고 꺼지는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이기보다는 
오랜 시간 흘러도 변치 않는 
믿음의 사랑이면 좋겠습니다
내 안의 사랑은 
새 생명을 틔우고자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단비처럼 
삶을 풍요롭게 살찌우도록 
서로 영혼의 양식을 주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내 안의 사랑은 
파도처럼 거침없이 밀려드는 사랑이기보다는 
잔잔한 마음의 호수에 
조용히 파문을 일으키며 너울처럼 번지는 
그리운 사랑이면 좋겠습니다
내 안의 사랑은 
붉은 장미처럼 화려하지도 
흰 백합처럼 빼어나지도 않지만
아침이슬 함초롬히 머금은 들꽃처럼 
향기로운 사랑이고 싶습니다
내 안의 사랑은 고된 삶의 
어깨 위에 내려앉는 포근한 위안으로 
굳이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가슴과 가슴으로 전해오는 
따스한 사랑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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