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상식

전신이 쑤시고 추워요

문성식 2012. 3. 17. 02:47

전신이 쑤시고 추워요

혈액이 맑아야 건강합니다.

  • 더맑은 클리닉/박민선 원장

2-3주 전에 내 외래를 찾아온 A씨는 59세 여자이다. 1년 이상 손끝, 발끝이 저리고, 손가락은 뜨겁고 발가락은 시린 증상이 계속되었다. 여러 병원을 찾아 검사와 치료를 했지만 확실한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약물 치료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다고 했다. 내 원 첫날 환자는 매우 불안해 보이고 이제는 손끝 발끝만이 아니라 머리 속도 쑤시고 시리고 아프다고 죽고 싶은 통증이라고 표현했다. 통증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고 잠도 잘 수 없고 식욕도 없으며, 우울해져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여름에도 내복이 입고 싶을 정도로 춥다고 했다. 최근에는 손가락 마디도 굵어지고 아프다고 했다.

A씨는 키가 작고 야윈 체격이었고 내 원 당시 혈압은 110/60 mmHg, 눈이 충혈되어 있었고 피부가 건조했다. 양쪽 손가락 마디가 약간 부어 있고 압통이 있었다. 혈액 검사에서 고지혈증, 당뇨병 등 성인병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말초 혈류 검사에서 말초 혈류가 감소되어 있었고, 경동맥 초음파에서 경동맥 내벽이 0.12 cm로 두꺼워져 있었다. 혈액 검사에서 성장호르몬이 감소되어 있었고 부신 피질 호르몬의 감소도 의심되었다. 갑상샘 기능은 정상이었다. 혈액 안에 활성산소의 농도가 매우 높았다.

A씨와 대화하는 중에 막내 출산 후 심한 출혈이 있어서 수혈을 많이 받은 경력과 최근 1년 전까지 하루 반 갑 정도의 흡연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출산 전 후에 발생하는 심한 출혈은 뇌에 허혈성 장애를 초래한다. 이때 뇌의 송과체가 가장 흔히 장애를 입는 부위다. 송과체는 성장호르몬과 부신피질 호르몬 등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기관으로 심한 경우에는 시한증 (Sheeha’s syndrome)이라는 질환이 발생한다. 이때는 전반적인 호르몬 부족증에 의한 다양한 임상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체모 감소, 조기 폐경, 추위에 약하고, 기력이 없는 등 다양하고 모호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A씨는 말초혈류 감소에 의한 수족냉증과 말초 신경염이 동반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고, 장기간의 흡연이 이런 증상을 악화시킨 요인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시한증과 류마티스 혈관병도 의심되었다.

말초혈류 개선제, 말초혈관 확장제, 말초신경염 치료제, 소량의 부신피질 호르몬을 처방하였고, 말초혈류 개선을 위하여 혈액정화요법을 시행하였다. 혈액 정화요법은 혈액 안의 류마티스 등 면역질환을 일으키는 이상면역물질과 노폐물을 제거해서 말초혈류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치료 1주일 후에 A씨는 몸이 가벼워졌고 손끝이 약간 저릴 정도도 통증이 줄었으며 수면장애도 좋아졌다고 웃으면서 외래를 다시 방문했다. 혈색이 밝아지고 목소리가 경쾌해진 A씨를 보면서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고기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있는 식사와, 적당한 운동은 혈관을 튼튼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햇빛은 호르몬 균형과 체내 대사작용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A씨도 약물치료와 함께 균형있는 식사와 햇빛을 받고 하는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바란다.

/기고자 : 더맑은 클리닉 박민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