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단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삶의 규범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홀로 사는 맛은 혼자서 안으로 조용히 새기며 누릴 것이지
세상을 향해서 내세우거나 떠벌릴 일은 못 된다.
사람은 각기 인생관을 달리하고 있어,
어떤 개인의 삶이 보편적인 삶이 될 수는 없다.
각자 몸담고 살아가는 그 자리에서 삶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면서
그 자신답게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한 몫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개체의 삶은 어떤 비약을 거쳐
근원적인 전체의 삶에 도달해야 한다.
비약을 거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
근원에 도 달하지 못하면 그는 영원히 방랑자로 처지고 만다.
수피즘(회교 신비주의)의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강물이 있었다.
이 강물은 깊은 산 속에서 발원하여 험준한 산골짜기를 지나고
폭포를 거쳐 산자락을 돌아서 들녘으로 나온다.
세상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흘러다니다가
어느날 모래와 자갈로 된 사막을 만나게 된다.
사막 너머에는 강물의 종착지인 바다가 출렁이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그 바다에 이를지 강물은 당황하게 된다.
바다로 합류하려면 기필코 그 사막을 건너야만 한다.
강물은 마음을 가다듬고 사막을 향해 힘껏 돌진해 간다.
그러나 사막과 마주치는 순간
강물은 소리없이 모래에 빨려 들어가고 만다.
강물은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떻게 하면
이 사막을 무난히 건널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이때 문득 사막 한가운데서 이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자신을 증발시켜 바람에 네 몸을 맡겨라.
바람은 사막 저편에서 너를 비로 뿌려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는 다시 강물이 되어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살이도
건너야 할 사막은 여기저기 무수히 널려 있다.
일상적인 타성의 수렁에서 벗어나 존재의 변신인
그 비약을 거치지 않으면 장애물에 걸려 근원에 도달할 수 없다.
사막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바로 우리 내심의 소리이기도 하다.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바깥 소리에 팔릴 게 아니라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진정한 스승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깃들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만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 법정 스님 < 오두막 편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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