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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쉽지만, 매우 어려운 일 / 雪花 박현희

문성식 2011. 12. 13. 00:08



아주 쉽지만, 매우 어려운 일 / 雪花 박현희

한 세상을 살다 보면

내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

누구든 부담 없이 문자나 전화를 주고받으며

편히 만나 식사도 하고 즐겁게 얘기도 나누지만

유독 당신만은

그 흔한 전화 한 통 문자 한 줄조차 보낼 수도

차마 만날 수도 없는 사람이지요.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할 수도 사랑해서도 안 되는 사람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서면

두 걸음 뒤로 물러서는 사람

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차마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당신.

내 삶이 다하기 전에

아무 거리낌 없이 당신을 편히 만나

온전히 사랑할 수 있게 될 날이 과연 올까요.

마음먹기에 따라선 아주 쉽지만,

또한 매우 어려운 일

당신을 사랑하는 바로 그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