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건강과 장수를 위한 생활태도 / 법정 스님

문성식 2011. 10. 31. 12:30

     
    
      건강과 장수를 위한 생활태도 난롯가에서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 헬렌 니어링이 쓴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감명 깊게 읽었다. 헬렌은 스코트 니어링을 만나 55년의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덜 갖고도 더 많이 존재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 그들 두 사람 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그 자취는, 남아 있는 우리에게 빛을 전하고 있다. 백 살을 살면서 세상을 좋게 만들고 지극히 자연스런 죽음을 품위있게 맞이한 스코트 니어링, 그리고 그를 만나 새롭게 꽃 피어난 헬렌은 그들의 건강과 장수를 위한 생활태도를 이렇게 말한다. 적극성, 밝은 쪽으로 생각하기, 깨끗한 양심, 바깥 일과 깊은 호흡, 금연, 커피와 술과 마약을 멀리함, 간소한 식사, 채식주의, 설탕과 소금을 멀리함,저칼로리와 저지방,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음식물. 이것들은 삶에 활력을 주고 수명을 연장시킬 것이라고 하면서, 약과 의사와 병원을 멀리하라고 충고한다. 흙을 가까이하면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살아간 그들이 장수와 건강의 비결로써 약과 의사와 병원을 멀리하라고 한 말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약에는 부작용이 따르고, 의사 자신도 병자일 수 있다. 그리고 병원이 병을 낫게도 하지만, 없던 병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묘법으로 다음과 같은 제시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 밑에 땅을 느끼라.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라. 근심걱정을 떨치고 그날 그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와라.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유머를 찾으라.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그리고 우주의 삼라만상에 애정을 가지라.' 이 책에서 가장 감명 깊은 대목은 스코트가 '주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으로 기록한 그의 유서다. 그의 소원대로 사후를 마무리한 헬렌 또한 지혜롭고 존경스런 여성이다. 스코트가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는 어떤 선사의 죽음보다도 깨끗하고 담백하고 산뜻하다. 죽음이란 종말이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옮겨감인데, 그런 죽음을 두고 요란스럽게 떠드는 요즘의 세태와는 대조적이다. 스코트는 70대에 노령이 아니었고, 80대는 노쇠하지 않았으며, 90대는 망령이 들지 않았다. 이웃 사람들의 말처럼 스코트 니어링이 백 년 동안 살아서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되었다. 그의 삶을 우리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 법정 스님 < 오두막 편지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