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오늘의 말씀과 묵상 / 연중 제22주간 목요일(9/01)

문성식 2011. 9. 2. 07:10




연중 제22주간 목요일(9/01)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콜로새 신자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영적 지혜와 깨달음이 충만해져 삶으로 열매 맺기를 간절히 바라는 편지를 쓴다. 그는 신자들에게 빛의 나라에서 받는 상속을 차지할 자격을 얻었으니 주님께 힘을 받아 고통과 시련을 참고 견디도록 격려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의 배에 오르시어 가르침을 주시고 그를 부르신다. 시몬은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며 예수님을 따라 나서기를 두려워한다. 새로운 삶으로 옮아갈 때 갑자기 스며드는 두려움이다(복음).
    제1독서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1,9-14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에 관한 소식을 들은 날부터 여러분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며 간청하고 있습니다. 곧 여러분이 모든 영적 지혜와 깨달음 덕분에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해져,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모든 면에서 그분 마음에 들고 온갖 선행으로 열매를 맺으며 하느님을 아는 지식으로 자라기를 빕니다. 또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모든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어 내기를 빕니다. 기쁜 마음으로, 성도들이 빛의 나라에서 받는 상속의 몫을 차지할 자격을 여러분에게 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시몬 베드로가 밤새도록 고기잡이를 했지만 허탕을 치고 빈 그물을 씻고 있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베드로의 마음이 공허합니다. 손은 부지런히 그물을 손질하고 있지만 귀는 바람결에 들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가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빈 그물질을 하는 것처럼 공허하기만 한데 예수님 말씀에는 가슴 속에서 벅차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에서 들었던 말들과 다른 힘과 권위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자신에게 말씀을 건네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깊은 데로 가라.”는 예수님 말씀이 시몬의 마음에 꽂힙니다. 예수님 말씀이 거스를 수 없는 명령처럼 들립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깊은 데로 배를 저어 가서 그물을 내렸더니 엄청난 물고기가 잡혔습니다. 시몬 베드로가 두려움에 차서 예수님 앞에 엎드립니다. 고기를 많이 잡히게 하신 예수님의 능력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깊은 곳’, 곧 자신에게 닥칠 새로운 삶에 대한 예감으로 두려웠던 것입니다. 우리 삶의 ‘깊은 곳’은 어디인지요? 그저 헛그물질하듯 하루하루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 살아온 시간들이 빈 배를 바라보는 것처럼 공허하지는 않는지요? 베드로는 지금 당장 그물이 찢어질 만큼 아무리 많은 고기를 잡았다 해도 이내 빈 배가 되는 공허함만이 기다리는 것이 자신의 삶임을 알았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마침내 두려움을 넘어 진정 ‘깊은 곳’을 향해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그 삶의 깊은 곳은 예수님과 함께하며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깊은 곳도 다른 곳이 아닙니다. 바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실천하는 자리입니다. 그곳에서만 빈 배 같은 우리 삶을 충만히 채울 수 있습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작은 소망 / 신상옥. 박성구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