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한’ 부부의 고민을 나누는 Lady‘s sex클리닉
부부의 육체적인 관계는 정신적인 사랑 못지않게 삶의 동반자로서 두 사람의 사랑을 키워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그런데 원만한 부부관계가 이뤄지지 않아 밤마다 베갯잇을 적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음은 답답한데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고, 무턱대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자니 구체적이고 정확한 전문가의 맞춤형 답변을 얻기 어려울 것 같아 혼자 끙끙대시는 거지요. 매번 아내와 남편들이 애독자 엽서에 깨알같이 적어 보내주시는 섹스에 대한 고충을 읽다 보니 이대로 그냥 스쳐 지나갈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연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부부들의 아름다운 밤을 위한 솔직한 공간, S 클리닉 입니다
아내 마음 몰라주고 잠만 자는 남편이 야속해요
Q 남편이 회사 일로 늘 피곤에 절어 있어서 요즘 섹스를 거의 안 합니다. 그래서 서서히 불만이 생기고요. 남편에게 "우리 너무 안 하는 것 아냐?"라고 물어봤더니 미안하다며 사랑하지 않아서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은 아니고 피곤해서 그럴 뿐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제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지 자책감도 들고 혹시라도 남편이 바람이라도 피울까봐 노심초사하며 지내게 돼요. 정미진(가명·인천 남동구)
살다 보면 정말로 정신없이 일에 치이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욕구조차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남성들은 이 시기에 발기부전을 경험하기도 해요. 어쩌면 남편도 발기부전의 경험에 놀라서 아내를 실망시킬까봐 선뜻 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물론 아닐 수도 있고요. 삶에서 이런 시기에는 발기부전을 경험하든 아니든 가정이 편안한 휴식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섹스에 대한 부분보다 남편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런 기본전제하에 남편의 발을 씻겨주고 마사지하면서 중요한 혈 자리를 눌러주시면 성욕을 자극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성욕은 생활의 활력과도 바로 연결이 되거든요. 일단은 이런 방법들을 통해 남편을 배려해주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아요.
만약에 아내가 성욕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불만이 생긴다면 이 기회에 자위를 배워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자위는 자신의 성감대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스스로의 몸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며 자신을 사랑하게 하는 마음을 열어준답니다. 당연히 더 오랜 시간 쾌감 속에 머무를 수 있고 절정감도 더 빨리 더 오래 느끼게 해주죠. 정말 멋지답니다. 남편이 회복할 때까지 스스로와 사랑에 빠져보세요. 여자가 자위를 하면 자신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쁨과 함께하게 되는데 이 기쁨은 주변에 파장을 만들어내게 되죠. 떠났던 남자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큰 에너지로 남편을 끌어들이게 될 거예요. 여자로서의 매력도 더 커지죠. 그렇게 되면 남편의 바람 걱정일랑은 하실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흥미 잃은 부부관계, 회복할 수 있을까요
Q 연애 2년 후 결혼 11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요즘 들어 남편과의 잠자리가 식상하고 흥분도 되지 않고 재미가 없네요. 그렇다고 제가 불감증도 아니고 관계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랍니다. 40대임에도 남편과 저는 섹스를 싫어하진 않지만 서로가 식상해 있다는 것만은 느낄 수가 있어요. 서로가 다른 상대와의 관계를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이미정(가명·서울 종로구)
11년 차 결혼생활에 요즘 들어 잠자리가 식상하다는 것은 저로서는 몹시 부러운 일인데요. 저는 신혼 때, 아이들 키울 때 잠자리가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거든요. 게다가 지금도 싫지는 않으시다니 정말로 그간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해오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삽입을 위주로 하는 성기 중심의 섹스에서 교감 중심의 섹스로 바꿔볼 것을 추천합니다. 교감 중심의 섹스란 삽입운동보다 서로가 서로를 충분히 느끼면서 흥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성기 중심의 섹스는 성기의 자극에만 너무 의존하기 때문에 여성이 충분히 흥분되지 않았는데도 남성이 빨리 사정할 우려가 크고 섹스 시간도 짧아져서 여성은 불만족스러운 가운데 끝나버리게 됩니다.
아내의 경우 성적인 욕구도 있고 관계를 싫어하지도 않는다면 클리토리스의 자극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은 남성이 사정을 하는 것처럼 일순간에 절정에 도달하고 난 이후에 성욕이 떨어지게 되죠. 처음에는 그 느낌이 짜릿하고 강렬해서 좋지만 지속적으로 이러한 오르가슴만을 느끼다 보면 식상하게 되고 늘 그저 그런 행위로 흥미를 잃게 됩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샥띠반다'라는 수련법인데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동양의 요가법입니다.
먼저 숨을 마시고 5초 동안 숨을 내쉬면서 동시에 질 근육을 천천히 조이세요. 이후 5초 동안 숨을 마시면서 질 근육을 풀어주시고요. 이것이 한 세트로 한 번인데요. 하루에 100회 정도씩 꾸준히 해줘야 합니다. 이 운동은 성 기관을 활성화시켜서 성욕을 증가시키고 생식기관의 여러 가지 질병을 자연 치유하는 데 아주 큰 효과가 있습니다. 남성도 같은 방법으로 훈련하면 젊은 시절의 발기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사람에 따라서 2주, 한 달, 두 달에서 여섯 달까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저마다 개인 차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죠. 이 운동은 클리토리스에 집중되었던 성감을 질 내부로 돌려놓습니다. 그러면 질 내부에서 삽입운동을 할 때의 쾌감이 아주 좋아집니다. 질 내부에서의 자극을 보다 좋게 느끼려면 초기에는 삽입 중심의 섹스를 교감 중심의 섹스로 변화시켜서 보다 긴 시간 동안 전희와 애무를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삽입운동의 속도도 많이 늦추어야 하고요. 또 행위를 시작하고 성급하게 삽입하기보다 혹은 빠르고 강한 자극으로 성기 쪽으로만 흥분을 유지하기보다는 서로 어루만지고 전신을 애무하면서 흥분을 유지하고 그 흥분을 더 높이 상승시키면서 남성의 사정을 잘 조절하고 여성의 흥분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도록 해보세요. 그리고 느린 자극으로 삽입운동을 하면서도 여전히 전신을 애무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방법에 충분히 숙달이 된다면 섹스가 지루하고 식상하다거나 다른 상대가 생각난다는 말은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질 거예요.
야동과 자위로 혼자 욕구를 해결해요
Q 결혼 12년 차입니다. 연애결혼을 했지만 신혼 초부터 별로 관계를 갖지 않았어요. 남편은 그때도 컴퓨터에 야한 만화나 동영상을 다운받아 혼자 즐기더라고요. 어느날 컴퓨터를 보다가 우연히 남편이 즐겨 보던 자료들을 봤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자극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순간 남편이 그런 변태적인 행각들을 보고 즐겼다는 것에 충격까지 받았어요. 제가 먼저 다가가 좋게 설득하며 제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을 하라고 했지만 몇 번 만에 다시 원위치입니다. 심지어 제가 자는지 안 자는지를 살피며 혼자 자위를 해요. 제가 있는데, 제가 원한다고도 했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눈치를 보며 혼자 자위를 즐기는 걸까요. 그동안 뭉쳐놓은 휴지를 보며 알면서도 모르는 척 넘어갔는데 이제는 수건에까지 정액을 묻혀놓습니다. 이혼까지 생각할 정도입니다. 남편은 왜 저와 부부관계를 하지 않고 혼자 야한 자료들을 보며 자위만 하는 걸까요. 정말 속상합니다. 김지숙(가명·광주 북구)
마음고생이 무척 심하셨겠네요. 얼마나 속이 상할지 이해가 됩니다.
야한 동영상이라면 두 여자와 한 남자의 섹스, 그룹 섹스, 여자들끼리 하는 섹스, 항문 섹스, 채찍을 들고 두 손을 묶어 여자에게 고통을 주면서 하는 섹스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변태적 섹스 등 상상도 못한 행위들을 보여주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남편이 보는 자료가 어떤 것이든지, 설령 세상의 종말 끝에서 하는 최악의 변태 행위라고 할지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들을 대부분의 남자들이 보거든요. 혹시 조금 충격 받으셨나요? 그러나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편이 현실에서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남편은 그냥 자신의 성욕을 불러일으키고 해소하는 도구로 자료를 볼 뿐입니다. 대신 그것보다 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점은 남편이 아내와의 섹스에서 왜 만족을 얻지 못하는지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가슴 아픈 사실이지요. 남편에게는 분명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아내가 섹스를 좋아하지 않고, 행위를 할 때도 아무런 감흥이 없어 하고, 표현을 잘 하지 않으면 스스로 먼저 흥미를 잃게 됩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특별한 갈등이 있거나 심리적으로 큰 상처가 되는 사건이 없는 한 남편들은 처음부터 아내와의 섹스를 기피하지는 않거든요. 그러므로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언제, 어떤 사건으로부터 남편이 섹스를 기피하게 되었는지를 말입니다. 또 남편이 섹스를 원했을 때 나는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섹스를 할 때 남편과의 관계를 함께 즐겼는지 원인을 찾아보세요. 남편을 탓하기에 앞서 두 사람이 그간 섹스하면서 생겼을 문제점들을 알아내고 그것을 바로잡으세요. 그러한 일들이 전혀 없었는데도 남편이 처음부터 아내와의 섹스를 기피하고 변태적인 영상들을 통해서만 성욕을 해소해왔다거나 아내가 변하려고 노력하는데도 전혀 변하지 않는다면 이혼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요. 원만하지 못한 성생활은 이혼의 정당한 사유가 됩니다. 그러나 그전에 남편의 행동이 아내의 태도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그 책임의 반은 아내에게도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첫 출산 후 부부관계를 피해요
Q첫아이를 낳고 돌도 지났는데 남편이 잠자리를 가질 생각을 안 합니다. 제 출산 과정을 곁에서 모두 지켜본 남편인데요. 혹시 그 모습이 각인되어 저와 다시 섹스할 기분이 나지 않는 건지 걱정됩니다. 제가 징그럽게 느껴지기라도 하는 걸까요? 아니면 남편에게 다른 문제라도 생긴 건지 답답하고 속이 타요. 윤선우(가명·부산 사하구)
남편 분처럼 아내의 출산을 지켜본 이후에 섹스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남성들이 간혹 있습니다. 출산 과정에서 아내의 고통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았기 때문에 섹스를 통해서 만족감을 얻는다는 데 대한 죄책감과 혹시나 임신을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죠. 소심한 성격의 남성일수록 충격적인 경험이 오래가는 경향이 있는데 혹시 남편 분이 그렇지는 않은지요?
일단은 아내가 성적인 욕구가 느껴지지 않는 상태라면 급하게 섹스를 시도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남편과의 가벼운 스킨십이나 포옹 정도로 그간 소원했던 서로에 대한 몸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선을 유지하면서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보통의 경우 출산 후 육아에 집중되는 시기에는 여성들의 성욕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때 남편이 자신의 욕망 때문에 아내에게 섹스를 요구하는 제스처를 취했을 때 아내가 원하지 않으면서 섹스를 허용하는 경우, 만족을 느끼면 관계가 좋아지지만 불만스러우면 오히려 아내 쪽에서 남편과의 관계를 기피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점을 유념하셔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현명함을 발휘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부가 어느 정도 서로에게 편해졌을 때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왜?"라는 질문보다는 아내가 자신의 입장에서 섹스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느끼는 마음의 상태, 불안감 등을 얘기하면 남편도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기 때문에 진솔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게 될 거예요.
혈기왕성한 남편과 달리 의욕이 안 생겨요
Q 폐경기가 되면서 남편의 욕구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육체 문제가 아니라 성욕이 전혀 생기지 않아 가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50대 남자들은 어느 정도 성욕이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여자와 남자는 많이 다른 것 같아서 조심스러워요. 남윤정(가명·서울 서대문구)
성욕 부분에 있어서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남녀간에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좀 더 근원적으로 보자면 성욕은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욕구이고, 생명의 살아 있음을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성이 우리에게 알려진 바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생명을 탄생시키는 위대한 에너지이고, 또 하나는 행위를 통한 쾌락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생명을 위한 섹스와 쾌락을 위한 섹스를 완전히 다르게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새 생명의 탄생은 고귀하고 소중한 가치가 있는 반면에 섹스는 숨겨야 하고 비밀스럽고 드러내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선과 악으로 대비될 정도로요. 굉장히 아이러니한 모습이죠.
이 아이러니가 강하게 주입되어서 희생자가 된 것이 여성들입니다. 남성들은 사회적으로 관습적으로 성에 대한 관대함을 등에 업고 어릴 때부터 성기 노출, 노상방뇨, 자위행위, 여성 편력 등에 있어서 보다 자유롭습니다. 여성들은 오직 한 남자만을 바라보고 그 남자와만 섹스를 해야 하고 불만이 있어도 현모양처로서 참아야 하는 세월을 세대를 거듭해서 강요당해왔어요. 이는 객관적인 사실을 얘기한 것일 뿐, 남성들을 비난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많은 주부 독자 분들도 자신의 딸에게 암묵적으로 그렇게 교육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저도 가끔씩 그런 제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고는 하거든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는 기회를 대부분 박탈당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은 아내를 만족시키는 법을 몰라 매번 실망시키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세월은 흘러갑니다. 만족이 없는 섹스에 여성들은 당연히 별 흥미를 못 느끼죠. 그러면서 점점 더 관심을 잃게 되고 욕구조차 사라집니다.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똑같은 패턴 속에서 성적인 불만족으로 자신의 욕구를 잃어갑니다.
폐경기를 전후해서 성욕에 변화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줄어드는 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으로 대치되면서 성욕은 오히려 증가하기도 합니다. 평소에 성적인 욕구가 정상적이었고 만족스러우셨다면 잠시 지나가는 과정이려니 생각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간의 섹스에서 불만족스러우셨다면 성적인 불만족을 폐경기를 기회로 삼아 섹스를 기피하려는 무의식의 작용일 수도 있으니 잘 살펴보세요.
예전처럼 멋진 잠자리를 원해요
Q 출산한 지 석 달이 됐습니다. 결혼 전부터 많이 들었던 말이 출산 후에는 질이 넓어져서 남편들이 아내와 성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요. 정말인가요? 엄마가 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남편에게 있어서는 여자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우울합니다. 잠자리에서 남편을 멋지게 사로잡을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세요. 정연숙(가명·서울 용산구)
출산을 했다고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많은 부부들이 출산 후의 성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이유는 섹스와 관련해 여성의 몸의 메커니즘을 몰라서입니다.
남성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게 말하면 삽입을 했을 때 자신의 페니스를 조여주는 조붓한 느낌을 통해서 자극을 받고 흥분을 계속 유지하면서 즐기고 싶은 것이에요. 그런데 여성이 탄력 있으면서도 조붓한 느낌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훈련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섹스를 할 때 여성 스스로 충분히 흥분할 수 있도록 남성에게 얼마나 전희를 요구할 수 있느냐와 섹스의 전 과정에서 자신의 흥분의 감도를 남성이 알아챌 수 있도록 애무와 삽입, 키스 등을 몸과 말로 잘 표현할 수 있느냐입니다.
여성의 흥분도가 높아지고 성적인 감도가 민감해지면 질은 저절로 조여지면서 알아서 조물조물 움직이게 되죠. 마치 입으로 남성의 성기를 빨아주는 것처럼요. 남성들은 이런 여성의 질을 가진 여자를 명기라고 표현하는데요. 삽입을 하면 저절로 조여주면서 쾌감을 불러 일으키니까 최고의 연인으로 선망하는 것이지요.
결론은 이렇습니다. 아내가 스스로의 성적인 흥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남편에게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자신의 성감대를 애무할 수 있도록 말로 요구하거나 몸을 남편의 입술 쪽에 살짝 들이밀어보는 것입니다. 계속 애무를 받고 싶다면 "아, 자기야 정말 좋아! 계속 그렇게 해줘"라는 말을 하거나 느낌 그대로 신음소리를 내세요. 남자들은 여자가 흥분하면서 몸을 비틀고 신음을 흘리며 느낌 속으로 빠져들 때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에 도취되어서 더 열심히 여성을 위해 봉사한답니다.
섹스 횟수를 사랑과 연결시키며 이혼을 요구해요
Q남편은 섹스를 매우 좋아합니다. 반면에 저는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요. 남편과 관계를 갖는 동안 오르가슴을 느낀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남편이 자신은 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며, 제가 섹스에 신경을 너무 안 쓴다며 이혼해달랍니다. 그래서 참고 부부관계를 맞춰주려고 했더니 애무도 없이 자신의 욕정만 채우고는 관계가 끝나자마나 침실을 떠나 서재로 가버립니다. 여자로서, 아내로서 정말 속상합니다. 그 후로 계속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박성혜(가명·서울 강남구)
어쩌면 남편도 그간 아내로부터 거부당한 것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요? 여자가 즐거움 없이 억지로 참고 섹스를 하면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봉사이며 희생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아내의 희생이나 봉사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관계입니다. 함께 즐기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셨나요? 아니면 생각해봤지만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세월 속에서 흐지부지 묻혀버린 건 아닌지요. 두 분의 갈등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쉽게 그 갈등이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아내는 좋아하지 않는 섹스를 많이 기피해왔을 것이고, 남편은 아내가 기피한 만큼의 큰 성적인 자괴감을 느꼈을 거예요. 그 자괴감이 아내가 몇 번 허용한 섹스로 금방 회복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내가 진정으로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몸으로 나누는 사랑의 행위를 함께 즐기려고 하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남편은 여전히 화가 난 상태에서 섹스를 일방적으로 해치워버리려고 할 것입니다.
남성들은 섹스를 통해서 일상생활에서 나누는 대화보다 더 깊은 교감을 갖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신의 소망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여자를 잘 몰라요. 우리는 남성들이 섹스에 대해서 잘 알거라 생각하지만, 정작 남자들은 여자를 제대로 모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자들은 그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 해요.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그런 남자에게 섹스의 모든 것을 맡겨놓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섹스에서 중요한 것은 내 느낌을 남편에게 있는 그대로 오롯이 전달하는 것입니다.
내가 흥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의 성감대를 어떻게 자극해주어야 하는지, 삽입은 언제쯤 해야 흥분이 지속되면서 쾌감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해야 오르가슴에 도달하는지를 남편에게 어느 정도 전달해야 해요.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섹스는 그야말로 아내의 불만족과 남편의 일방적인 삽입 운동과 사정으로 끝나버리고 맙니다. 그러므로 다시 시작해보세요. 남편에게 솔직히 표현하는 연습을 하세요. 원하는 부분을 애무해달라고 말할 용기를 갖기를 바랍니다.
아내가 생리 기간만 되면 저를 거부해요
Q 저는 4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아내가 생리가 시작되기 3~5일 전부터는 생리가 끝날 때까지 스킨십조차 못하게 제가 다가가는 것을 심하게 거부합니다. 어떨 때는 징그럽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고, 제가 아내의 가슴에 손이라도 대면 매몰차게 쳐버리고요. 몇 번을 다가가도 거부를 당하고 말다툼을 하게 되니 저도 지칩니다. 아내에게 제 입장도 이해해달라 얘기는 하지만 생리 전이니 예민하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이혼을 해야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아이들도 있고, 제가 너무 밝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인지, 아니면 제 아내가 유독 예민한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최동만(가명·대구 수성구)
여성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특히 생리 전후와 생리 기간에는 감염의 우려에 대한 두려움과 붉은 핏빛이 주는 불안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성욕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리통이 있는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생리 기간이 아닌 다른 시기에 평소 아내가 섹스를 즐긴다면, 남편이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위를 하거나 생리 후의 섹스를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성적으로 충만한 기쁨을 경험하는 여자는 생리 기간 중이라고 남편의 손을 그렇게 매몰차게 쳐내지 않습니다. 그 손이 얼마나 다정다감하게 자신을 기쁘게 하는지 잘 알고 있는데 그리 냉정하게 쳐낼 수 없습니다. 성적인 욕구가 얼마나 크게 마음에 작용하는지,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를 잘 알기에 남자의 성욕에 그렇게 매정할 수 없어요. 하다못해 오럴이나 손으로라도 남편의 성욕을 풀어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생리 기간이라고 남편에게 냉정한 아내, 제가 보기에는 평소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어루만지지 않고 자신의 욕구만 해소하는 남편에 대한 분노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자꾸만 변태적 섹스를 요구해서 지쳐요
Q 남들이 보면 저희는 정말 행복해 보이는 가정입니다. 남편은 처가에도 잘하고 시댁에도 잘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아빠이고요.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저와 티타임을 갖고 2시간가량 이런저런 대화도 나눕니다. 그런데 부부관계는 약간의 문제가 있어요. 남편은 오럴섹스를 지나치게 좋아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저돌적입니다. 툭하면 자신의 성기를 애무해달라고 요구하고 관계를 맺다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체위로만 하려고 고집합니다. 스스로 만족하면 저도 덩달아 좋은 줄 아는 것 같아요. 며칠 전에는 앞에서 큰아들이 자고 있었는데도 남편이 갑자기 다가오더니 팬티만 살짝 벗고 들이밀어 마지못해 관계를 가졌어요. 신정남(가명·경기 성남시)
남편에게 불만을 얘기해보신 적은 있나요? 아마 한 번도 못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남편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아내가 그렇게 해도 좋아한다고, 혹은 별로 싫어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섹스에는 솔직한 대화가 아주 중요합니다.
아내가 마지못해 한 그 모든 섹스에서 한 번도 "나는 마지못해서 한다", "나는 오럴을 하는 것이 힘들고 즐겁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체위는 이 체위이다"라고 말해 주지 않으면 남편은 모릅니다. 어떻게 알겠어요? 성감이 뛰어난 저도 매번 섹스할 때마다 흥분의 감도에 따라 성감대가 달라지고 느낌이 달라져서 종잡을 수 없는데, 남자가 수시로 변하는 여자의 성감대와 섹스패턴을 말해 주지 않는데 어떻게 척척 알 수 있겠어요.
평소 아내와 대화를 많이 하는 남편이라면 성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회를 잘 봐서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으세요. 성에 대한 대화는 몹시 민감한 부분이라 잘못 전달되면 성능력이 없는 남편으로 오해하기 쉬우니 한꺼번에 쏟아내지 마시고, 조금씩 섹스에 대한 대화를 나누세요.
섹스 거부에 남편이 상처받은 것 같아요
Q남편이 시도 때도 없이 잠자리를 요구해 짜증이 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생리 기간이라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었는데 남편은 제 속도 모르고 옆에서 자꾸 조르더라고요. 그래서 싫다고 소리를 질렀더니 그 후로는 아예 저와 잠자리를 가지려 하지 않아요. 상처를 받은 걸까요? 아예 잠자리를 갖지 말자는 건 아니었는데 제가 자꾸 짜증을 내다 보니 남편이 오히려 위축된 것 같아요. 하지만 저도 자존심 때문에 먼저 다가가서 요구하기는 쑥스럽고요. 어떻게 하면 평범한 선에서 부부관계를 잘 유지하며 지낼 수 있을까요? 오지혜(가명·대전 대덕구)
남성들은 성욕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성욕이 없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하지요. 오죽하면 남자들 사이에서는 서로의 발기력으로 남성성을 평가하기도 하잖아요. 자연스러운 성욕으로 합법적으로 결혼한 아내에게 섹스를 요구했는데 짜증을 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남편이 몇 번이나 잘 참고 넘어갔는데 아내가 소리까지 질러대면 남편의 입장에서는 '내가 무슨 죄인도 아니고 섹스 한 번 해보겠다고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나?' 하는 모멸감을 느끼게 되죠. 다시는 안 하겠다고 결심할 수도 있고요. 입장을 바꿔서 남편이 아내에게 "당신 불감증이야? 통나무도 당신보다는 낫겠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아내도 마찬가지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거고요.
제가 볼 때는 남편은 이미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일단 틈을 노리세요. 기회 포착을 잘하셔야 됩니다. 말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함께 잘 때 모르는 척하면서 남편에게 팔을 올리거나 페니스에 손을 올려놓거나 더 용기를 낸다면 은근슬쩍 남편의 몸을 어루만지면서 남성성이 불끈 달아오르도록 유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남편이 화가 안 풀렸다면 아내의 손길을 뿌리칠 수도 있어요. 그럴지라도 화를 내며 뒤돌아 눕지 마시고 끈기 있게 노력해보세요. 먼저 소리를 질러서 화나게 했으니 먼저 자존심 꺾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지요. 이후 남편과의 관계가 원만해지면 그때 다시 아내로서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대화를 하면 남편이 잘 이해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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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클리닉 카운슬러
샥띠(가명·46)
보통 여자보다 성(性)에 조금 더 관심이 많은 40대 주부. 인도의 고대 문화에서 내려오는 섹스 탄트라 명상을 마스터한 뒤 삶에 대한 전체적인 변화를 겪었다. 이후 요가 지도자, 자위명상 전문가, 섹스탄트라명상 지도자로 방송 및 언론에서 활약하며 남녀의 성기능 장애 치유를 위한 수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현재 샥띠명상센터를 운영하며 꾸준히 성상담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기획 & 진행 / 윤현진 기자 ■사진 / 강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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