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라티오와 커니링구스를 동시에 하는 체위에 대해 바람직 하느냐는 의견은 분분하다. 제 3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자극적인 최고의 체위라고 할 수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을까? 펜트하우스紙의 편집자인 그레함 매스터튼은 이른바 ‘69’체위에 대한 심각한 오류에 대해 그의 저서를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제 3자의 입장이 아닌 섹스를 하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69체위는 과연 바람직한지 짚어보자.
69 체위의 심각한 오류
남자가 커니링구스를 하는 동안 여자는 펠라티오를 하는 자세는 의도적이든 자연스럽게 유도되든 그 자체로 큰 흥분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여자가 페니스를 입으로 애무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녀의 질이 활짝 열려 있는 게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런 순간 그녀가 자신의 임무를 마칠 때까지 담배를 피워 물거나 TV에 눈을 돌리고 있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커니링구스와 펠라티오는 대단히 특별한 행동이며 한 사람이 파트너에게 쾌감을 선물하기 위해 헌신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심히 상대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다가 갑자기 상대가 나의 성기를 입으로 가져가면 당황하게 되어 어찌해야 하는지 혼동하게 된다. 잠시 69체위라는 말로만 듣던 체위를 실행에 우리의 뇌는 여러 가지 자극을 동시에 받아들이는 데에 익숙하지 못하다.
누군가 자신의 성기를 애무하고 있는 동안 자기도 그 사람의 성기를 애무하는 것은 머리를 빙빙 돌리면서 배를 쓰다듬거나, 오른손은 돌리고 왼손은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과 똑같은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해서 한 사람은 파트너의 성기를 자극하는데 몰두해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쾌감을 받아들이는 데만 몰두해야 하는 것이다. 여자가 열심히 상대에게 펠라티오를 해주고 있는데 상대가 커니링구스를 동시에 하게 되면, 여자는 혹시 이 남자가 펠라티오를 그만두라는 사인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도 있다. 하지만 내 성기를 입으로 애무 받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의 성기가 눈에 들어왔을 때 모른 척 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오럴 서비스를 하는 당사자가 자신의 성기가 상태의 입 근처에 닿지 않게 주의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피드백이 있는 섹스
파트너에게 오럴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작지 않은 희생이기 때문이다. 온몸이 달아올라 흥분된 상태에서 상대의 성감을 높여주기 위해 오럴 서비스를 하는 당사자는 사실 한풀 꺾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입으로 상대의 성기를 애무하는 자체로 흥분이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짧지 않은 시간을 유지 해야 하는 경우라면 희생정신으로 일관해야 하기도 한다. 매너 있는 파트너라면 오럴 서비스를 받는 동안 자신의 쾌감을 상대에게 정확하게 혹은 조금 오버하여 전달 하는 데에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놀고 있는 양손으로 상대의 성기를 무성의 하게나마 자극해 주는 정도라면 충분하다.
섹스도 피드백의 연속이다. 상대에게 준만큼 나에게 되돌아 오는 것이 있어야 섹스의 질이 높아진다. 하지만 동시에 주고받는 것은 오히려 안 하느니 만 못한 결과를 줄 수도 있는 것이 섹스이다. 줄 때는 주는 데, 집중하고 받을 때는 받는 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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