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지만, 중기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완치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아직도 치명적인 암에 속한다. 따라서 유방암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평소 유방암 예방에 도움되는 식품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유방암 예방에 좋은 식품과 나쁜 식품을 알아본다.
◇견과류·잡곡밥 챙겨먹는 게 도움
호두·땅콩 등 견과류를 정기적으로 섭취한 유방암 환자는 생존율이 높고, 재발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밴더빌트대 씨아오오슈 박사 연구팀은 유방암 경험자 3449명을 매주 약 0.5온스(14g)의 견과류를 섭취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약 8년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견과류를 규칙적으로 섭취한 그룹의 5년 생존율은 95%, 유방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지 않은 비율은 94% 였다. 하지만 견과류를 먹지 않은 그룹은 5년 생존율은 89%, 유방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비율은 8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슈 박사는 "견과류는 불포화지방산, 단백질,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및 기타 생리활성 성분을 비롯한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에 유익하다"며 "유방암 생존자는 견과류를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잡곡밥을 먹는 게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서울대의대 연구팀은 2004~2013년 40~70세 한국인 여성 9만3306명의 식이패턴, 잡곡밥 섭취 여부, 유방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 한 명당 평균 6.3년을 추적했고, 조사 대상자 중 359명에서 유방암이 발생했다. 그 결과, 흰 쌀밥을 많이 먹고 잡곡밥을 적게 먹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5% 더 높았고, 흰 쌀밥 식사패턴이 잦을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또한 50세 미만 여성은 하루에 3회 이상 잡곡밥을 섭취하는 경우, 잡곡밥을 하루 1회 이하로 섭취하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3% 낮았고, 잡곡밥을 많이 섭취할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낮아졌다. 통곡물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식이섬유는 배설물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발암물질의 흡수를 감소시켜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효과를 낸다. 식이섬유는 결장(대장)에 에스트로겐을 결합시키고 에스트로겐의 배설을 증가시켜 에스트로겐 농도를 감소시켜 유방암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 통곡물에 들어 있는 비타민E는 발암 물질 형성을 예방하고 발암 물질-세포 상호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통곡물에는 리그난을 포함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하다. 리그난은 항에스트로겐 효과가 있고,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유방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어 유방암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육류·버터·마가린은 되도록 삼가야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 버터, 마가린 등 몸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식품을 최대한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카탈로니아 종양학 연구소 연구팀은 유방암이 없는 32만명의 여성을 1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리고 해당 기간 동안 1만3246명이 유방암에 걸렸다. 연구팀은 이들이 먹은 음식의 '염증성 점수'를 기반으로 유방암 발생과의 상관 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식단의 염증성 점수가 가장 높은 여성은 염증성 점수가 가장 낮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최대 1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50세 이하 폐경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염증성 점수가 높은 식단에는 육류(특히 붉은색 육류 또는 가공육), 버터, 마가린과 같은 건강에 해로운 지방, 단맛이 나는 과자가 포함됐다. 반대로 항염증 식품에는 콩류, 야채, 과일, 커피, 차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체내 염증이 필요 이상으로 오래 지속되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것이 건강한 세포를 손상시켜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유방암 예방을 위해 매 식단의 3분의 2는 전분이 없는 채소, 통곡물, 과일로 채우고 나머지 3분의 1은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이나 저지방 단백질로 채울 것을 권고했다. 더불어 일주일에 150분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