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 술 이야기

술 피할 수 없다면 똑똑하게 마시는 법 있다

문성식 2021. 9. 23. 10:25

 

◈ 술 피할 수 없다면 똑똑하게 마시는 법 있다 ◈

 

 

술에 관한 ‘비법(秘法)’들이 난무하지만 술은 적게 마시는 게 상책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면 마시는 술의 특성과 적합한 안주 등을 제대로 알고 마셔야 술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주, 맥주, 양주, 와인 등을 마실 때 주의할 점과 적합한 안주를 소개한다.

 

◆소주.

일본인은 소주도 물에 타서 마시지만 한국적 분위기에선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등장한 게 오이채를 넣어 희석시키는 ‘오이 소주’다. 알코올 농도가 낮아질 뿐 아니라, 소주의 쓴맛이 중화돼 마시기 편해지며, 오이 속 여러 영양소가 첨가되므로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가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 칼륨이 소변으로 다량 배출되는데, 오이는 칼륨 함량이 매우 높아 소주와는 안성맞춤으로 어울린다. 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안주를 먹는 것은 좋지만 삼겹살처럼 너무 고지방식은 좋지 않다. 술 자체는 아주 강력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술을 마실 땐 알코올이 우선적으로 분해돼 열량으로 사용되고, 안주로 먹은 음식은 고스란히 뱃살(지방)로 축적되므로, 안주는 ‘무조건’ 저지방·저칼로리여야 한다. 낙지볶음이나 요즘 유행하는 불닭처럼 매운 안주는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므로 역시 좋지 않다. 소주와는 삶아서 기름을 쏙 뺀 소·돼지 수육이 잘 어울리며 생선류도 좋은 안줏감이다. 생선찌개나 버섯전골 같은 따끈한 국물과도 잘 어울린다.

 

◆양주.

위스키 등 대부분의 양주는 40도가 넘는 독주로 위 점막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얼음이나 물에 희석시켜 마시는 게 좋으며,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는 틈틈이 물이나 우유 등을 마셔야 한다. 술을 마시면 흡수한 알코올 양의 10배 정도가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도수가 낮은 맥주는 문제가 안 되지만, 독주는 많이 마시면 수분이 고갈돼 탈수가 될 수 있다.양주 안주로는 치즈가 제격이다. 저지방 고단백 음식으로 적당한 포만감도 준다. 단백질이 많은 촙스테이크나 신선한 야채·과일도 양주 안주로 좋다. 한편 폭탄주는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술에 취하는 정도나 간 독성 등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에 정확히 비례하며, 양주와 맥주를 섞었다고 더 많이 취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도수가 10~13도 정도인 폭탄주를 단숨에 들이켜는 ‘폭탄주 주법’이다. 폭탄주를 만들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나눠 마신다면 폭탄주라고 특히 나쁠 이유는 없다.

 

◆맥주.

맥주를 마시면 아랫배가 나온다는 사람이 많지만, 유독 맥주를 마셨다고 살이 더 찌는 것은 아니다. 모든 술은 칼로리가 높아 아랫배 비만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알코올 함량이 낮은 맥주는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자극하므로 간접적으로 아랫배 비만의 원인이 된다. 맥주 안주로 많이 먹는 닭 튀김, 감자 튀김, 소시지 등은 맛은 있지만 칼로리가 높아 맥주뿐 아니라 어떤 술과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 조미 땅콩이나 크래커처럼 짠 안주는 갈증을 불러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므로 좋지 않다. 볶은 지 오래된 땅콩은 과산화지질이나 아플라톡신 등 독성물질을 포함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맥주 안주로는 간간한 육포나 생선포, 비타민이 듬뿍 든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적당하다. 육포는 고단백이라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며, 칼로리도 그리 높지 않다. 오징어에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많으며, 간 해독성분인 타우린도 많아 맥주 안주로 적당하다.

 

◆와인.

와인, 그중에서도 레드와인은 심장병을 예방·치료할 뿐 아니라 노화방지와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 식사 때마다 레드 와인 한두 잔을 권하는 의사도 많다. 그러나 와인은 도수가 낮아 많이 마시기 쉬우며, 많이 마시면 심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외국에선 이를 ‘레드와인 두통’이라고 부른다. 와인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첨가하는 아황산염이 두통을 일으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레드와인 속의 타닌 성분과 히스타민 성분이 두통을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음식의 맛을 북돋우는 범위 내에서 마셔야지, 술 취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와인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만 화이트 와인은 생선류나 닭고기 요리에, 레드 와인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요리를 먹을 때 많이 마신다. 일반적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이 안주로 제격이며 치즈도 좋다.

 

 

☞ 술, 확~ 깨는 방법 없을까.

 

“아빠, 일어나세요. 놀이공원 놀러가요!"

주5일제 근무가 시행되면서 대한민국 모든 가장은 토요일 아침 실컷 늦잠을 잘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김과장(가명·37)에겐 헛된 희망일 뿐이었다. 금요일 저녁마다 이어지는 술자리에 꼬박꼬박 ‘술 상무’로 참석해야 하는 김 과장. 숙취에 찌들어 모처럼 늦잠을 잘라치면 한 주 내내 별렀다는 듯이 해가 뜨자마자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자고 졸라댄다. 못 들은 척 눈을 감고 있어도 아내의 ‘조용한(?) 종용’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것이 더 무섭다. 그래, 그래, 알았다.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보지만 속은 메슥거리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온다. 한 주 내내 기다린 아이들을 위해 ‘한 방’에 숙취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1 물을 많이 마셔라.

맛 없는 맹물보다는 꿀물, 과일 주스, 스포츠 이온음료가 더 좋다. 청량음료가 잘 넘어간다면 그것도 마다할 필요 없다. 알코올은 소변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각종 미네랄, 전해질 성분과 함께 많은 수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게 만든다. 이렇게 잃어버린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효과적인 수분 보충을 위해서는 소변과 함께 과다하게 배설된 미네랄, 전해질 성분도 함께 공급해줘야 한다. 스포츠 이온음료, 꿀물, 녹차, 그리고 다양한 영양 성분이 푹 우러난 선짓국, 콩나물국, 북엇국, 조갯국, 곰국을 마시는 것이 더 좋은 이유다. 단 커피는 도움이 별로 안 된다 . 카페인에는 순간적인 각성작용이 있어 정신이 드는 듯 느껴지지만, 알코올 작용을 상쇄시키지는 못한다. 이뇨작용이 강해 되레 수분을 더 배출시키기 때문에 커피로는 몸의 탈수가 해결되지 않는다.

 

#2 속이 쓰려도 먹을 건 먹자.

숙취를 제거하고 몸의 기운을 되찾는 데는 당분도 중요하다. 술을 많이 마시고 나면 속이 아프면서도 이상하게 밥맛이 당긴다는 사람이 많다. 이것은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해 혈당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셔서 일시적인 저혈당에 빠지면 공복감은 물론, 식은땀이 나고 어지러우며 손끝이 저리기도 한다. 누구라도 술을 많이 마시면 혈당 수치가 일시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속 쓰리다고 아침식사를 거르면 점심 때가 되어도 온몸이 피곤하고 의욕이 떨어진 상태가 이어진다. 그러니 아침 식사를 꼭 하는 것이 좋다. 도저히 밥이 넘어가질 않는다면 당분이 풍부한 꿀물, 설탕물, 과일 주스, 청량음료라도 마시고 또 마셔야 한다.

 

#3 목욕이나 운동을 하면서 땀을 빼자.

몸속에 흡수된 알코올 중 10% 정도는 호흡과 땀을 통해서 배출된다. 따라서 적당히 땀을 흘리는 것도 숙취에서 헤어나는 방법 중 하나다. 단,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은 이미 수분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목욕·사우나에 앞서 적당한 음료를 마셔서 충분히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가벼운 운동도 좋다 . 운동을 하면서 땀을 흘려도 알코올 배출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 목욕이나 운동을 하면 술 깨는 시간도 벌 수 있고, 놀러가자고 떼 쓰는 아이들 달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4 머리 아파도 진통제는 피해라.

술 마신 다음 날이면 머리가 깨지도록 아픈 사람이 많다. 근육통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진통제를 먹는 것은 좋지 않다 . 아스피린 성분은 그렇지 않아도 술 때문에 예민해진 위를 자극해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타이레놀, 게보린, 펜잘, 사리돈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알코올과 함께 흡수되면 특히 간에 해롭다. 게다가 간은 알코올을 해독하느라 이미 무리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굳이 약까지 먹어서 간을 더 피로하게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분과 전해질이 충분히 보충되고 알코올 분해가 끝나면 통증은 대부분 곧 사라진다.

 

#5 숙취 해소약 먹는 것도 방법.

도저히 속이 쓰려 참을 수 없다면 간의 알코올 분해를 돕는 약을 먹는 것도 한 방법 이다. 주로 간의 작용을 돕는 아미노산 성분, 지방 분해를 돕는 성분, 담즙 분비를 돕는 이담제 성분이 든 약들이다. 또 술의 독기를 제거하는 한방처방에 따라 제조된 인진오령산, 반하사심탕, 황련해독탕, 대금은자 등의 한방제제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성분·음식.

◆ 비타민·미네랄 - 비타민 B, C

◆ 아미노산 - 아스파라긴, 아스파르트산

◆ 식물 추출물 - 손바닥 선인장 추출물, 헛개나무 추출물, 영지버섯 추출물

◆ 생약 - 인삼

◆ 음식 - 콩나물국, 북엇국, 선짓국, 조갯국, 곰국, 굴, 야채즙, 유자차, 녹차, 감나무잎차, 꿀물 등

◆ 숙취해소 음료 - 컨디션, 여명808, RU-21, 땡큐, 해주로 등(※이들은 숙취 해소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숙취해소 음료는 약이 아니라 ‘기능성 음료’일 뿐임을 명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