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같은 사랑
사랑이란
원래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내가 베푸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원래 뜻은
엄마가 갓난아이를 돌보는 것이에요.
엄마가 갓난아기를 돌볼 때는
힘들 수는 있어도 괴로움이 없어요.
잘 먹기만 해도 고맙고,
잘 자기만 해도 고맙고,
잘 싸기만 해도 고마운
무조건 주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애가 조금만 크면 엄마하고 싸워요.
엄마가 애한테 요구가 생겨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데
애가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니
괴로움이 생기는 거죠.
내가 널 위해 이만큼 줬는데
넌 그것도 못해?
이렇게 밑지는 마음이 드니까
미움이 생기는 거예요.
사랑이란 다만
내가 좋아서 베푼 것이라는 이치를 알면,
상대가 나를 배신하거나 떠나도
원망이 생기지 않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법
상대의 처지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를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를 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할 때에만
내가 행복해지고 나에게 괴로움이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나를 위하는 길입니다.
왜냐하면 남편이나 아내, 부모나 자식, 그들은
나 밖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나와 하나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일부인 것이고
내 속에 그들이 있는 것입니다.
내 남편이나 아내를 미워한다는 것은
내 속에 있는 남편이나 아내를 미워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고
나 자신을 미워하기 때문에
나에게 괴로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면
나를 괴롭혀서는 안 됩니다.
나를 괴롭히지 않으려면
누군가를 미워하고 화내고 짜증내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학교를 그만뒀어요
“딸이 중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검정고시 준비 중인데, 말로는
너만 행복하면 된다고 했지만 마음은
애가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녔으면 합니다.”
세상에 정상적인 삶이라고
정해진 건 없어요.
아이는 이미 학교를 그만뒀잖아요?
아이가 살아있는 게 중요하고,
행복한 게 중요하지
현실과 다른 것을 자꾸 바라면
심리적 열등감을 심어주게 됩니다.
아이 마음이 힘들면 힘든 걸 인정하고
그에 맞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지
아이가 빨리 정상 생활로 돌아오길 바라면
아이는 심리적 부담이 커져서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어요.
부모의 그런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지금은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그에 맞는 길을 연구할 때예요.
아이에 맞게 살도록
자립심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도와주는 게 부모의 길입니다.
= 법륜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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