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보기
여기에 물이 담긴 그릇이 있습니다.
만일 그릇에 붉거나 푸른 물이 담겨 있으면
사람들이 자기 모습을 비춰보려 해도
그대로 비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이
탐욕에 물들어 있거나 노여움에 휩싸여 있거나
어리석음, 의심으로 가려져도
있는 그대로를 비추지 못하게 됩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사실 파악에 오류가 생기고
그 오류에 기초해서 사고하니까
판단이 잘못되고,
말이나 행동 생활태도도 잘못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실을 사실대로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안 되고,
경험을 통해 몸으로 체험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두고 '깨닫는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알아차림 명상'을 하면서
몸에서 일어나는 싫은 느낌을
다만 느낌으로 바라보는 것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어떤 느낌도 일어났다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온전하게 체험하면 느낌에 초연해집니다.
이렇게 이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을 몸과 마음을 통해 경험하면
사물을 바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수행의 출발점입니다.
마무리
어떤 일이라도
그 마무리가 참 중요합니다.
한 벌의 옷을 만들 때도,
옷을 만드는 데 99%의 수고를 들였더라도
뒷마무리를 잘못하면
시장에 팔아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손님에게서 불평을 듣게 됩니다.
마무리 점검을 잘 하면
미진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고
그 단계에서 남은 1%의 수고만 더 들이면
앞서 공들인 99%의 수고와
맞먹는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인간관계도 비슷합니다.
처음에 두 사람이 만나면
누구나 서로에게 잘 합니다.
친구도, 연인도, 신혼부부도, 사업파트너도
처음 만났을 때는
그렇게 좋고 착하고 정직하더니
헤어질 때는 의리도 없고
정직하지도 못한 모습을 보여요.
사람이 살다보면
서로 안 맞아서 헤어질 수 있습니다.
헤어질 때‘그동안 친구해줘서 고맙다,
같이 일 해줘서 고맙다,
같이 살아줘서 고맙다’
하는 마음으로 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사람 관계도 큰 재산이에요.
마무리를 잘 맺지 못해서
수십 년 간 투자한 재산을
하루아침에 날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해요.
몸이 아파도 마음은 아프지 말아요
몸에 병이 들면 마음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병을 맞이하는 태도에 따라
마음은 얼마든지 단단해질 수 있어요.
말기 암으로 일 년밖에 못 산다는 환자를
문안하러 온 친구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죽고 말았어요.
하루밖에 못 살 사람이
일 년이나 살 사람한테 위로를 해준 셈이지요.
일 년밖에 못 살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일 년밖에 못 산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괴로운 겁니다.
몸에 병이 났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병이 났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우리 몸은 언제든 병이 날 수 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살고,
병이 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며
병을 맞이하세요.
그러면 병 때문에 마음이 아플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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