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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그대를 심고 / 이 보 숙

문성식 2015. 12. 22. 09:31

내 안에 그대를 심고 / 이 보 숙
낙엽은 지고
시베리아 바람 불어
고드름 밭이 된 가슴 한 쪽에
속절 없는 정 하나 키웠습니다  
내 가슴에 내 마음가는 데로
그대 그려 넣었습니다
가만 귀 기울이면 
멀리서부터 눈 밟는 소리로 와 
파릇한 싹을 틔워 꽃피는 당신은 
내겐 사랑의 씨앗 한 톨입니다 
그대의 마음이 빨리
나에게 닿으면 필시 좋으련만
한참을 사슴 목 되어 기다려도
정말이지 기쁜 일이겠습니다
내 속에 
잠시라도 그대가 있어
하나의 이름을 맹세하며
그 하나의 사람만을 사랑하면
스스로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눈부신 사랑의 시작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