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벳 성녀는 1207년 헝가리에서 공주로 태어났다.
남부럽지 않게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었으나 어려서부터 신심이 깊었던
그녀는 참회와 고행의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에게 자선을 베풀었다.
엘리사벳은 남편이 전쟁으로 사망하자
재속프란치스코회에 가입하여 기도 생활과 자선 활동에 전념하였다.
1231년 스물넷의 이른 나이에 선종한 그녀는 자선 사업의 수호성인으로,
재속프란치스코회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다.
요한 묵시록의 저자는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에 편지를 쓴다. 그중 에페소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인내심이 없는 그들을 질책하며,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기억하고 회개의 길을 걸으라는 주님의 말씀을 전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이르셨을 때 한 눈먼 거지가
사람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그분께 다가와 자비를 베풀어
주십사고 부르짖는다. 예수님께서 그를 고쳐 주시자
그는 즉시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른다(복음).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여라.>
▥ 요한 묵시록의 시작입니다. 1,1-4.5ㄴ; 2,1-5ㄱ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그리스도께 알리셨고, 그리스도께서 당신 천사를 보내시어
당신 종 요한에게 알려 주신 계시입니다.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언,
곧 자기가 본 모든 것을 증언하였습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낭독하는 이와 그 말씀을 듣고
그 안에 기록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때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요한이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이 글을 씁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분과
그분의 어좌 앞에 계신 일곱 영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에페소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오른손에 일곱 별을 쥐고 일곱 황금 등잔대
사이를 거니는 이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네가 한 일과 너의 노고와 인내를 알고,
또 네가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사도가 아니면서 사도라고 자칭하는 자들을 시험하여,
너는 그들이 거짓말쟁이임을 밝혀냈다.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35-43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하고 알려 주자, 그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도 모두 그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엘리사벳 성녀의 기념일입니다. 1207년 헝가리의 공주로 태어난
그녀는 어린 나이에 독일 한 지역의 영주가 될 사람과 혼인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윤택한 시집에서 살며
보여 준 삶의 방식은 참으로 파격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의 굶주림과 고통에 무관심한 가운데
호의호식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영주 부인이 아니었습니다.
늘 예수님의 고통에 함께하려고 애쓰는 여인이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당시 귀족들의 부가 가난한 이를 착취하고 전쟁에서 약탈한
결과라는 것을 직시하는 복음적 비판 정신을 가진 명민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검소한 옷차림을 하면서 화려한 식단을 멀리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음식을 제공하고 아픈 이들을 돌보았습니다.
이는 당시의 엄격한 신분제와 귀족 여인의 생활 관습을 생각하면
상상하기조차 힘든 애덕의 실천이었습니다.
이러한 그녀의 모습은 당연히 성안의 귀족들에게
많은 미움과 반발을 샀습니다. 그녀를 잘 이해하고 깊이 사랑하던 남편이
불행히도 전쟁에서 전사했을 때, 성안의 귀족들은 그녀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결국 그녀는 성에서 추방당합니다.
그녀는 이제 정말로 ‘가난한 이’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이 큰 시련에서
더욱 깊은 신앙으로 가난한 이들과 하나 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서 끊임없이 기도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하고 가장 비참한 처지의 환자들을 돌보았던 것입니다.
스물넷의 이른 나이에 선종한 그녀의 삶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면서
애덕 활동의 고귀함을 깨닫게 합니다. 엘리사벳 성녀는 참된 그리스도교
정신인 ‘애덕의 실천’이 자리 잡게 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채 애덕의 실천으로
일관한 그녀의 삶은 오늘 우리에게도 큰 가르침을 줍니다.
지금의 안락과 풍요가 사회적 차원에서 누군가의 몫을 부당하게
빼앗은 결과에서 온 것은 아닌지, 우리 사회가 가난하고 약한 이의
아픔과 절규를 애써 외면하며 끼리끼리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삶의 모습을 돌아보도록 말없이 권고합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Veni lumen-choral 오소서 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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