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은 10년 만에 가장 심한 추위라는 기상예보다. 겨울의 호된 추위에는 몸이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겨울만의 찬란한 꽃은 이런 때 피어난다.
- ▲ 1 남들과 다른 눈높이를 가지자. 가끔은 바닥에 벌렁 누워서 찍어보는 것도 좋다.
-
온통 하얗게 변한 산과 들을 찍어본 사람들은 기대와 달리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며 아쉬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얀 도화지처럼 밋밋한 사진, 또는 어둡게 실루엣으로 처리된 사진 등 평면적으로만 보인다. 왜 그럴까.
눈꽃 촬영은 해가 뜰 때가 가장 좋다. 눈꽃에는 설화(단순하게 쌓인 눈)와 상고대(이슬이 얼어 맺힌 서리꽃), 빙화(상고대가 녹아내려 맺힌 얼음꽃)가 있는데, 이들 모두 이른 아침을 노려 적절한 오전 광선을 활용해 촬영하는 것이 좋다.
- ▲ 2 눈의 색이 검게 나올 때가 있거나 그 반대일 경우. 대부분 측광모드를 잘못 설정해 놓거나 노출을 잘못 맞춘 경우다. 카메라가 자동이나 반자동일 경우 측광모드를 어떻게 설정해 놓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3 망원렌즈로 눈꽃을 클로즈업했다. 또한 올려다보는 앵글을 선택해 눈꽃과 함께 하늘을 집어넣어 심심함을 줄였다.
-
비스듬히 누운 아침햇살에 그림자가 생긴다. 역광이나 반역광 또는 사광으로 입체감을 살려 설경의 질감을 묘사한다. 순광으로는 포근함을, 측광으로는 눈의 볼륨을 강조하기에 좋다. 아침 일찍 촬영하는 이유는 눈이 햇빛을 받아 온도가 상승하면 신선미가 상실되고 형태가 녹아내려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꽃의 촬영 타이밍은 오전 7시30분 이후 2시간 정도가 좋다.
하지만 기온차로 생기는 상고대의 경우엔 다르다. 설화가 형성되는 이상적인 조건은 밤사이 눈이 내리고 아침에 개는 상황이다. 설화와 달리 상고대는 일교차가 클 때 생긴다. 보통 영하 6℃ 이하, 습도 90% 정도에 풍속이 초속 3m 이상일 때 피어난다. 적당한 온도, 습도, 풍향, 기상조건이 맞아야 상고대를 만날 수 있다.
- ▲ 4 광각렌즈로 눈꽃을 넓게 집어넣어 힘차게 표현했다. 더불어 등산객의 파란 옷이 포인트 역할을 한다.
-
무조건 이른 아침을 선택하기 전에 일기예보에도 주목해야 한다. 눈꽃을 만나려면 전날 많은 눈이 내려야 하고, 그 다음날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야 한다. 일기예보의 정보를 얻어 이런 날 산을 찾으면 눈꽃을 볼 확률이 높아진다.
눈꽃 사진의 관건은 노출이다. 평소 카메라 노출 그대로 새하얀 눈을 찍으면 안 된다. 사진이 자칫 어둡게 나올 수 있다. 눈은 빛을 많이 반사하기 때문에 카메라 노출계는 눈의 ‘흰색’을 아주 ‘밝은 빛’으로 인식해 버린다. 때문에 필름카메라의 경우 노출을 한 두 스텝 더 줄 것을 권한다.
요즘 똑딱이 카메라의 경우 특별히 설정하지 않아도 현장을 그대로 인식해 잘 표현해 준다. 그래도 미묘한 부분까지 표현하고자 한다면 카메라 몸체에 ‘노출 보정 다이얼’이나 또는 메뉴에서 ‘노출 보정 기능’을 찾아 조금씩 만져가며 사진을 찍어보면 노출에 따라 어떻게 사진이 달라지는지를 알게 되고, 나중에 테크닉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선택 폭은 DSLR이 한결 넓다. 시원한 풍경을 원한다면 화각이 넓은 20mm 전후 광각렌즈를 통해 추워진 날씨를 연상시키는 새파란 하늘에 눈꽃을 넣어 찍을 수 있고, 좀더 클로즈업을 원한다면 마크로나 접사렌즈를 사용해 제각각 모양인 눈의 결정체를 사각 프레임 안에 담는다. 망원렌즈로 능선에 핀 눈꽃을 멀리서 클로즈업해 잡거나 능선의 살포시 내린 눈꽃 풍경을 찍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