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산수화

난(蘭)의 운필법(運筆法)

문성식 2013. 12. 22. 13:24

▶난(蘭)의 운필법(運筆法)



■묵란(墨蘭)을 그릴 때는 마음을 가다듬고, 심신이 하나가 되게 하고
운필(運筆)에는 부드럽고 곡선적이면서도 기운이 있어야 한다.

■원(元)나라 각은(覺隱)이 "난을 그릴 때는 기쁜 마음으로 그리지 않으면 안된다" 고 하였다.
즉 잎을 그릴 때는 자유로운 운필로 힘차게 우미하면서 신속하게 때론 천천히 변화있게 그려
붓놀림에 의해 잎의 정면, 배면, 측면을 표현해야 하며 묵색의 변화가 있어
꽃과 꽃자루와 꽃대는 담묵, 잎과 꽃술은 농묵으로 그린다.

■운필에 있어서 붓을 들어 화선지에 대고
처음은 가늘게 하고 점차 붓에 힘을 주어 굵게 하다
잎의 중간쯤에선 다시 붓을 들어 가늘게 하면 잎이 꼬여 뒤집힌 형태가 된다.
이것을 기필(起筆)이라 하며,
잎의 마지막 부분을 쥐꼬리같이 약간 무디게 마무리하는데
이것을 수필(收筆)이라 한다.

■또한 좌에서 우로 그리기와
아래서 위로 그리는 것을 순필(順筆)이라 하고,
우에서 좌로 그리기와 위에서 아래로 그리는 것을 역필(逆筆)이라 한다.
초심자에겐 순필부터 익히고 차츰 역필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첫째 잎 그리는 법




<용어설명>

▶서미(鼠尾) : 쥐꼬리 모양
▶당랑두(螳螂두) : 사마귀 배 모양
▶제(提) : 가는 부분
▶돈(頓) : 굵은 부분
▶역입(逆入) : 붓끝을 세워 화지에 댐과 동시에 뒤로 가는 듯 하다가 바른 방향을 잡아 긋는 기필을 말한다.
▶정두(釘頭) : 역입한 것
▶첨두(尖頭) : 공중역입한 것

■난 잎은 먼저 일필기수(一筆起手)부터 그리는데 편안한 마음과 몸의 균형을 잡은 후,
붓이 종이에 닿을 때 가볍게 역입을 해서 붓이 나가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하면서
나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그어 올라간다.

■이 때 넓게 보이는 정면을 당랑두라 하고
잎의 중간쯤에서 붓을 약간 들어 가늘게 하는 것을 제라 하며 이때의 표현은 측면을 나타낸 것이고
다시 약간 힘을 주어 굵게 그리는 것을 돈이라 하며 이때의 표현은 잎의 정면을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붓을 가볍게 해서 서미와 같이 가볍게 붓을 들어준다

▶둘째 잎 그리는 법



■이엽 역시 일엽과 같은 요령으로 하는데,
일엽의 기점(起點)에서 붓을 일으켜 적당한 지점에 가서 일엽과 교차하여
반달모양의 공백을 이루는데 이것이 봉의 눈과 같다 하여 봉안(鳳眼)이라 한다.

이것이 이필의 기본형인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교봉안(交鳳眼)에 얽매이는 것보다
일엽과 이엽의 모양이 서로 같지 않게 하여 응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봉안 구성에 있어서
일엽이 길 경우 이엽은 짧게,
일엽이 굵은 경우 이엽은 가늘게
그리고 일엽이 짧을 경우 이엽은 길게,
일엽이 가는 경우 이엽은 굵게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또한 "그림은 본시 처음 시작할 때에는 법을 따라야 하지만
나중에는 무법(無法)으로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굳이 법에만 얽매이면 오히려 진수를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붓을 들어 가늘게 하다가 중간에 끊겼어도 의도필불도(意到筆不到)라 하여 마음두지 말라 했다.
즉, 끊어지는 것 같이 이어지는 것 같음은 무방하지만 뜻으로 할 일이지
굳이 붓에 나타내려고 애쓸 것이 아니다 라는 뜻이다.

<봉안(鳳眼) 구성의 예>




▶ 셋째 잎 그리는 법



■삼엽은 일엽과 이엽의 사이를 지나 이엽과 교차시켜
비스듬히 적당한 방향을 찾아 그어 올라간다.

■삼엽은 파봉안(破鳳眼)이라 하여
봉안을 깨뜨리면서 그어주어 소밀(疎密)의 묘(妙)를 더 한다.
또한 일엽과 이엽의 기점(起點)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삼엽의 기필이 달라져야 한다.

<일, 이엽 구성에 따른 삼엽 기점의 변화>




<기본 삼엽 구성의 예>



▶넷째, 다섯째 잎 그리는 법




■사엽과 오엽은 일, 이, 삼엽을 보호하듯 적당히 배치하여 구성에 변화를 주고,
삼엽보다 길어서는 안 된다.
또한 사엽과 오엽의 길이가 같아서도 안된다.

■난 한 포기의 밑부분은 즉어두(즉漁頭)처럼 밑부분이 가지런한 모양이 되어야 한다.

<사, 오엽 구성의 예>




▶단엽(斷葉), 단엽(短葉), 엽포(葉苞), 절엽(折葉)그리는 법




■단엽(斷葉 ; 끊어진 잎)은 건필(乾筆)과 둔필(鈍筆)로
새로운 잎은 윤필(潤筆)과 예필(銳筆)로 그려야 하며 많이 그려서는 안된다.
이것은 포기의 빽빽한 잎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단엽(短葉 ; 짧은 잎)은 뿌리 근처에 있는 것으로 새로 나온 잎이다.
이 잎은 한 포기의 난을 그릴 때 난을 감싸듯이 그려야 하고
난의 구성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니
많이 그려서 번잡하게 하거나 간격이 넓어 듬성듬성하게 해서는 안된다.

■엽포(葉苞)는 뿌리 가까이에 위치한 작은 잎을 말하며 난 포기마다 있다.
이것을 그리는데는 잎을 그릴 때와는 달리 위에서 붓을 가볍게 대는 순간
아래의 뿌리쪽으로 강하게 긋는다. 그 모양의 끝은 가늘고 밑부분은 굵고 뭉뚝하게 한다




■절엽(折葉 ; 꺾인 잎)은 어느 정도 잎을 연습한 뒤에 하는 것이 좋다.
짧은 잎을 꺾는 법은 없고 긴 잎만 꺾는데 그 형태에 따라 좌절엽(左折葉)이나 우절엽(友折葉)으로 구분되며
꺾인 부위는 측면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가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잎의 금기사항



▶세 잎이 같은 곳에 교차하는 "米"자형인 것.

▶다섯 손가락을 편 수지형(手指形)인 것.

▶세 잎이 "川"자형인 것.

▶네 잎이 "井"자형인 것.

▶두 잎이 평행인 것.

▶두 잎이 "十"자로 교차된 것.



▶땅 그리기



■먼저 붓에 담묵을 찍고 붓끝에 농묵을 찍은 뒤,
난이 모아져 있는 부분부터 찍어 나가는데
점의 크기와 간격을 변화있게 찍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근란(露根蘭) 그리는 법



<노근의 예>

■난에는 뿌리를 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노근란(露根蘭)이라고 부른다.
노근란을 처음으로 그린 이는 송(宋)의 유신(遺臣)이었던 정사초(鄭思肖)이다.
송(宋)나라가 망하고 원(元)나라가 세워지자 세상을 버리고 '원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는
뜻으로 흙이 없고 뿌리를 들어낸 난을 그렸다고 한다.

■뿌리를 그릴 땐 먼저 물기를 될 수 있는 한 빼고 붓을 천천히 움직여 여러 갈래를 만든다.
난 뿌리에는 가지가 없어 파뿌리 모양으로 한 지점에서 여러 갈래로 뽑아서 나와 있다.
뿌리를 언뜻 보면 가지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뿌리가 굽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염두하며 그려야 한다.

<노근란의 예>




▶가엽(可葉)의 운필법



■잎을 덧붙이는데 있어서
일필기수(一筆起手), 봉안(鳳眼), 파봉안(破鳳眼) 순으로 나갔으나,
차츰 용묵(用墨)과 운필(運筆)이 숙달됨에 따라
여러 촉의 난을 엮어 나가는 연습을 한다.


 


<두포기 구성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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