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도 가려 마시자
어떤 차든'차(茶)'면 다 몸에 좋다(?)
웰빙 열풍을 타고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방 전문의들은 '차'도 가려 마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즉 차도 사람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흥한방의원 정성미 원장이 차에 대한 상식을 바로 짚어 줬다.
☆ 녹차는 많이 마실수록 좋다(?)
미용과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는 녹차라도 피해야 할 사람이 있다. 녹차에는 찬 성질이 있어 소음인 태음인 등 몸에 찬 기운이 있는 사람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 또 녹차에 포함된 카페인 성분이 칼슘 흡수를 저해하기도 하므로 칼슘제제나 보조식품을 복용 중인 사람은 녹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몸이 찬 사람이 녹차를 마실 때에는 따뜻하게 해서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 복분자차는 정력제(?)
복분자는 남성 정력에 좋다고 널리 알려진 차. 신장 기능 저하가 원인이 돼 정액을 흘리는 유정, 발기부전, 심한 피로감 등의 남성 질환에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소변의 양이 적거나 신장에 열이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해가 되니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 결명자차는 생수 대용으로 좋다(?)
생수 대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명자차는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현기증, 만성변비 등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생수 대용으로 이용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결명자차는 혈압을 낮추는 기능이 있어 저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 집 안에 저혈압 환자가 있다면 결명자 생수는 삼가자.
☆ 대추차는 속을 편하게 한다(?)
대추차는 피로회복 효과가 탁월하고 신경안정 기능이 있어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좋다. 또 짜증을 잘 내는 사람의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위에는 별로 좋지 않다. 소화가 안 되거나 속이 더부룩한 사람은 대추차가 오히려 소화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하자.
차…다이어트·피부미용 茶 좋다
'너 아직도 커피 마시니?' 웰빙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여성들의 입에서 최근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테이크아웃 전문점과 외국계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가운데 건강과 미용을 생각하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차'에 대한 관심이 곧 웰빙 라이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과거 커피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모던함'을 뽐내던 여성들이 이젠 차에 대한 지식으로 건강한 삶을 과시한다. 하나둘씩 숨어있던 차 전문점들이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인사동 전통 찻집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 차 한 잔의 여유, 다이어트·피부미용도 한 방에 해결
암유발 억제성분과 심장병 예방성분, 숙취 제거성분 등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녹차지만 여자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이 땅의 여성으로 태어난 이상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는 평생의 화두 '쭉쭉빵빵 몸매와 매끈한 피부'를 위해서다.
녹차는 무당음료다. 100㎖당 약 0.56㎉를 함유한 저칼로리 음료로 보통 한 캔(355㎖)에 140㎉를 함유한 콜라에 비하면 열량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 더불어 녹차에 함유돼 있는 카테킨 성분은 지방축적 억제효과를 갖고 있어 한동안 녹차다이어트 열풍을 주도했다. 녹차는 동시에 피부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어 촉촉한 피부를 위한 피부 진정작용에도 그만.
홍차는 수년 전 우유와 결합한 '밀크티' 캔의 등장과 함께 친숙하게 다가왔다. 홍차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자외선 차단 기능을 한다.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주근깨 기미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시원한 아이스티 한 잔 정도는 기본이다.
또 홍차는 몸이 냉한 여성들을 위한 차다. 홍차에도 역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카테킨이 들어 있는데 이는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차의 떫은 맛을 내는 주요 성분. 비만의 원인인 냉증에 대한 걱정을 덜어준다. 냉증으로 인한 활발하지 못한 신진대사가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 축적을 가져와 비만요소를 증가시키는 것을 사전에 방지해 준다.
허브차의 인기도 시들지 않고 있다. 긴장을 풀 때는 라벤더나 카모마일 혹은 민트, 변비에는 베르거모트나 세이지 등이 효과가 좋다. 이 외 레몬밤은 소화불량에, 로즈마리는 졸음방지와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 레몬의 20배에 해당하는 비타민C를 함유한 로즈힙도 허브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인기다.
☆ 티백은 가라. 잎차가 뜬다
차의 향취와 효능에 흠뻑 취한 차 애호가들은 이젠 단순히 차를 즐겨 마시는 것에서 벗어나 거의 전문가 수준의 차에 대한 지식을 자랑한다. 종로의 유명한 차 전문점인 T42의 김지혜 매니저(25)는 "요즘 고객들은 단순히 '홍차나 녹차 주세요'하는 것이 아니다"며 "아쌈이나 다즐링 중에서도 종류를 정확히 지정해 주문하는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갖고 있어 놀랄 때가 많다"고 전했다. 또 김 매니저는 "예전과는 달리 잎차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차를 끓여 먹는 고객도 늘고, 선물용으로도 많이 사 간다"며 여기저기에서 차에 대해 높아진 관심이 반영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외국계 증권회사에 다니는 김진아 씨(28)는 "2년 전부터 (차를) 계속 마시다 보니 이젠 그 맛을 좀 알 것 같다"며 "이젠 티백이 아닌 인퓨저(잎차를 우려먹을 때 쓰는 기구)와 잎차를 구입해 집에서 본격적으로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입 안도 맑아지고 속도 편하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명동의 녹차전문점에서 만난 직장인 이형순 씨(24) 역시 "직장생활 하다 보니 커피를 하루에 서너 잔은 마시게 돼 속이 아프다. 요새는 가급적 차를 마신다"고 밝혔다. 간편한 자판기 커피로 티타임을 대신할 때가 많은 빡빡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속과 머리를 개운하게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깔끔한 차가 좋다고.
☆ 커피 전문점에서 맡는 은은한 차의 향취
차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다 보니 커피로 유명한 각 외국계 커피 전문점에는 꼭 한두 가지씩 차를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타조 핫 차'라 하여 얼그레이, 민트 블렌트 등과 함께 인도 특유의 매콤한 향신료 향과 스팀밀크가 어우러진 티라테인 '타조 차이'를 내놓고 있다. 커피빈은 이에 더 나아가 각종의 차를 안내하고 있다. 상호의 통칭이 커피빈 & 티리프인 커피빈은 이름에 어울리게 '골드 팁 아쌈', '프래그런트 나이트 재스민' 등 다양한 향과 맛의 14가지 종류의 차를 선보여 젊은 여성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푸드의 시대는 가고 웰빙푸드와 유기농 제품, 슬로푸드가 그 자리를 대신한 요즘의 변화된 식습관을 대변하는 것, 바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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