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외부의 공기가 우리 몸으로 들어가는 최초의 통로다. 이 통로는 폐, 심장, 뇌 등 전신으로 열려 있어 몸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도록 해준다. 코로 들이마신 공기는 비강을 통해 유해물질이 제거되면서 산소가 우리 몸에 흡수되기 쉬운 온도와 습도가 되도록 조절해준다. 때문에 먼지나 유해물질이 많은 곳에서 생활하더라도 건강상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입으로 호흡하면 공기의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지 못한 채 차가운 산소를 우리 몸에 전달하게 되고, 장이나 위장 온도가 체온보다 낮아져 세균에 대항하거나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면역력도 약해진다. 또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나 세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방위 기능은 코에 있는 정화·가습 기능밖에 없다. 입에는 이런 기능이 없기 때문에 기도로 호흡하면 공기 중에 포함된 수많은 먼지와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을 걸러내지 못하여 이것들이 인체 내부로 곧바로 침투해버린다. 따라서 입으로 호흡하면 공기 속 오염 물질이 그대로 폐로 들어가 감기나 폐렴에 걸리게 된다. 또한 편도를 비롯한 입 안, 콧물, 눈물 등이 말라버려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진다.
아이들은 의외로 입으로 호흡하는 경우가 많다. TV나 책을 볼 때나 잠을 잘 때 무심코 입을 벌리고 있는 아이, 간혹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벌린 아이는 코가 아닌 입으로 호흡하고 있다는 증거다. 엄마가 아이를 잘 관찰하여 입으로 호흡하는지 여부를 일찍 발견하고 코로 숨 쉬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것은 질병 때문에 입으로 숨 쉬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또는 과거 코감기에 걸렸을 때 잠시 입으로 숨 쉬는 것이 익숙해진 탓이다. 후자가 아니라면 질병으로 인해 입으로 숨 쉬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코로 숨 쉬기를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아데노이드 비대나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등 알레르기 질환은 코로 숨 쉬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입으로 숨을 쉬다 보면 면역력이 약화되어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특히 코 알레르기의 경우 콧물이나 코막힘 등으로 인해 몸이 괴로울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지능 저하, 성격장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질병을 제때 치료고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을 고쳐야 면역력 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입으로 호흡하면 턱이 앞으로 튀어나와 짧게 자주 숨을 쉬는 흉식호흡을 하게 된다. 흉식호흡을 하면 폐가 크게 넓어지지 않아 공기를 많이 들이마실 수 없다. 때문에 호흡이 짧아지고 산소가 부족해지기 쉽다. 이때 코로 들이마신 산소를 전신으로 보내는 횡격막 호흡법을 연습하도록 한다. 입 호흡은 조금만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 코막힘이 있다면 농도 0.6%의 생리식염수를 체온 정도로 데워서 코 속을 씻어낸다. 뜨거운 스팀 타월로 목덜미를 따뜻하게 한 다음 횡격막 호흡법을 연습해도 좋다. 횡격막 호흡은 복식호흡의 한 종류로 숨을 들이마실 때 횡격막을 위로 올리고, 복강 펌프를 하여 숨을 내쉴 때 횡격막을 늘인다. 이렇게 하면 폐의 면적이 넓어져 공기 흡입량이 흉식호흡과 비교하여 3~5배나 많아진다. 그만큼 이산화탄소를 통해 노폐물을 충분히 배출하므로 폐의 환기 능력을 높여주는 셈. 즉, 호흡을 통해 체내에서 발생하는 독소는 배출되고 동시에 신선한 산소가 몸 전체에 퍼지게 된다. 전신에 산소가 퍼지면 세포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손발이 따뜻해지며, 얼굴색과 표정도 생동감 있게 된다. 또한 자율신경 중 하나인 부교감신경의 활약을 도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백혈구의 소화 능력을 높여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사람의 몸은 안정적일 때 면역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식사하며 잠자리에 드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특히 충분한 수면은 중요하다. 수면 중에는 신체기관 뿐 아니라 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기관이 휴식 상태에 들어가고, 낮 시간에 축적된 각종 피로물질이 분해되기 때문이다. 깊은 잠을 자면 우리 뇌는 에너지를 충분히 충천시키므로 그만큼 두뇌도 발달하고 성격도 밝아진다. 반면에 잠이 부족하면 면역계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어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 감기에 걸리거나 몸에서 열이 날 때 잠이 오고 졸린 것도 비록 숙면을 취하기는 힘들지만 잠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신체 반응 중 하나다.
또한 수면 부족은 과로와 스트레스, 저신장증으로 이어진다. 아이가 무슨 과로일까 싶지만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엔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아이들도 피곤하다. 또한 잠이 모자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는데, 스트레스는 심신에 손상을 주며 신진대사를 방해해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도 충분한 수면은 중요하다.
취침 시간이 되면 쉽게 잠들고, 새벽에 깨지 않고 푹 자며, 아침에 쉽게 눈을 떠야 숙면을 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숙면을 취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바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 특히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도록 밤 9시가 되면 TV를 비롯한 집 안의 불을 다 끄고 온 가족이 다 같이 자는 환경을 만들어보자.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잠잘 생각을 안 한다며 아이가 원래 늦게 자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잠잘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뿐이다. 환경만 맞춰주면 처음에는 놀아달라고 떼쓰던 아이도 금세 일찍 잠드는 습관에 익숙해질 것이다. 생후 24개월 미만의 아이라면 하루 13시간 이상, 만 5세는 11시간 이상, 미취학 아이라면 9~10시간 정도 충분히 자는 게 좋다.
늦게 자는 습관을 비롯해 입으로 숨 쉬기, 코골이, 웅크리고 자는 자세는 숙면을 방해한다. 특히 나쁜 자세로 잠을 자면 팔다리의 혈액순환을 나쁘게 하고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가 선잠을 자기 쉽다. 심지어 옆으로 누워 자거나 엎드려 자는 습관은 치열을 나쁘게 만든다. 자는 동안 이가 움직이는 것만으로 뻐드렁니가 될 수도 있고 얼굴 형태까지 영향을 미친다. 목이나 어깨 근육을 왜곡시켜 잠자는 동안 등뼈의 형태를 변형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바른 자세로 잠을 자 뼈에게 쉬는 시간을 주자. 숙면을 위해 좌우의 어깨, 허리 높이를 맞추고, 다리는 골반 폭보다 약간 넓게 벌린 상태로 천장을 보며 올바른 자세로 눕게 한다. 바른 자세로 숙면하면 근육이 뭉치고 몸이 굽는 것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