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나무들이여, 고맙고 고맙네!

문성식 2011. 4. 30. 15:38

     
    
        나무들이여, 고맙고 고맙네! 사람들은 산소를 만들지 못하고 맑은 공기를 더럽히기만 하는데, 이런 나무들이 산소를 만들어내고 더러워진 공기를 정화한다. 나무들은 메마른 대지에 그늘을 드리우면서 초록과 생기를 내뿜어 쾌적한 환경을 이룬다. 그리고 뿌리에 물기를 머금었다가 그때그때 나누어준다. 수자원의 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나무의 집합체인 숲이 이 지구상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서양 사람들에 의해 잘못 길들여진 육식 위주의 식생활과 과도한 소비 때문에 이 지구의 숨통인 열대우림이 소멸되어 간다. 두려운 일이다. 어떤 수종이 됐건 우람하게 서 있는 거목을 보면 외경스럽다. 늠름한 그 기상과 신령한 기운 앞에 조심스럽다. 수백 년 묵은 고목 앞에서 치성을 드리던 옛사람들의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어찌 그것을 미신이라고 몰아붙일 수 있겠는가. 내가 외떨어져 살기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리듬에 맞추어 내 길을 가기 위해서다. 그리고 사람보다 나무들이 좋아서일 것이다. 홀로 있어도 의연한 이런 나무들이 내 삶을 곁에서 지켜보고 거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들이여, 고맙고 고맙네! 법정 스님 <홀로 사는 즐거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