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삼중 사명' '교회의 삼중 직무'라는 말은 무엇을 가리키는가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세상에 오셔서 수행하신 사명 또는 직무는 크게 세 가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왕직과 사제직과 예언직입니다. 이를 예수 그리스도의 삼중 사명이라고 부릅니다. 그리스도의 이 사명은 교회 안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삼중 직무라고도 부르지요. 이 세 가지 사명 또는 직무에 대해 알아봅니다. ◇그리스도의 삼중 사명 예수님은 왕이십니다. 왕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왕직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왕직과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민족들을 지배하는 임금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22,25-27).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몸소 씻어주심으로써 섬기는 왕직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사제이십니다. 구약의 사제들은 소나 양 같은 봉헌물을 제단에 바침으로써 사제직을 수행했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 친히 하느님께 바치는 산 제물이 되셨습니다. 곧 당신 자신을 십자가에 희생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죄로 인해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진 인류를 다시 하느님과 화해시키셨습니다. 그럼으로써 예수님은 사제 중의 사제, 대사제가 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예언자십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하느님 말씀을 받아 선포했듯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가 누구이신지를 알려주셨습니다. 사람들의 속 생각을 밝혀 드러내시고 참 진리와 생명의 길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행하신 왕직과 사제직과 예언직을 그리스도의 삼중 사명 또는 삼중 직무라고 부릅니다. ◇교회의 삼중 직무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수행하신 삼중 사명이 교회 안에서 계속 이어지게 하셨습니다. 교회의 왕직은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신 섬김의 직무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인 교회는 교회 구성원들, 곧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들이 서로 섬기고 봉사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합니다. 나아가 교회는 세상에 봉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건설하는 사명을 수행합니다.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왕직을 실천합니다. 성직자들은 특별히 신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함으로써 왕직을 수행합니다. 평신도들은 자기 안에서 죄의 지배를 극복하려는 영적 투쟁을 통해서 왕직을 수행합니다. 또 이웃, 특히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섬김으로써 왕직을 수행합니다(「평신도 그리스도인」 14항 참조).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합니다. 성품성사를 받은 사제들은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본받아 자신을 하느님 백성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제물로 바치면서 특별히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제사인 미사 성제를 비롯해 성사들을 거행함으로써 신자들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렇게 성품성사를 받은 사제들이 수행하는 사제직을 '직무 사제직' 또는 '특별 사제직'이라고 부릅니다. 하느님 백성의 대다수를 이루고 평신도들도 사제직에 참여합니다. 평신도들은 기도와 사도적 활동, 혼인과 가정 생활, 일상 노동과 심신의 휴식까지도 성령 안에서 행함으로써, 특히 생활의 고통과 번민을 인내롭게 참아받음으써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합니다(「평신도 그리스도인」 14항 참조). 평신도들이 수행하는 이런 사제직을 '직무 사제직'과 구별해서 '보편 사제직' 또는 '일반 사제직'이라고 부릅니다. 교회는 복음을 선포하고 삶의 증거를 통해서 그리스도께의 예언직을 수행합니다. 또 시대의 징표를 해석해 사람들을 바로 인도하고, 하느님의 뜻과 복음적 가치관에 어긋나는 생활 양식과 사고방식 등을 바로잡아줌으로써 예언직을 수행합니다. 말씀의 선포와 강론, 교리교육 등을 통해서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하는 것은 주교들과 그 협조자들인 사제들의 고유한 직무입니다. 평신도들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선포하며, 주저하지 않고 용기있게 죄악의 정체를 밝히고 죄악을 고발"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예언직에 참여합니다.(「평신도 그리스도인」 14항 참조).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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