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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모른다

문성식 2025. 2. 3. 10:25




        나는 나를 모른다 나를 꼼꼼히 들여다봐도 나를 알 수가 없다. 내 안에 알 수 없는 게 들어있나 보다. 해가 비치는 날 비가 오는 날 내가 변화되는 이유를 모른다. 배가 불룩했을 때 배가 비어있을 때 내가 달라져야 할 까닭도 모른다. 돈을 사랑한다고 힘이 있어야 한다고 명예가 소중한 거라고 그러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수시로 달라지는 변덕을 알 수 없다. 굵고 짧게 살아야 한다고 가늘고 길게 살아야 한다고 꼼꼼히 살펴볼수록 가관이다. 사내와 어울리면 사나이가 좋다고 여인과 수작하면 여자 없이 못 산다고 언제든 변할 수 있음으로 믿음이 없다. 짐승 같지만 사람이고 사람이지만 짐승 같은데 백 년 행세가 일관되지 않을 것이니 나를 깊이 들여다봐도 내가 나였음을 알 수가 없다. 날마다 변하고 하루도 같은 날이 없지만 하늘 아래 있다는 이유로 땅 위에서 숨 쉬고 몇십 년은 이리 살다 갈 것이지만 내 안에 들어있는 나를 알지 못할 것이다. = 한병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