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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 짜증나고, 관두진 못하겠고. 어쩌지?

문성식 2022. 7. 3. 10:09

회사 동료 짜증나고, 관두진 못하겠고. 어쩌지?

 
 

직장 스트레스 해결 실전팁
스트레스 통제하면 본인도 성장… 마음가짐 바꿔야
나와 안맞는 사람 ‘비즈니스 상대’로 대하라
상대 탓만 말고 자기 객관화 해야

 
직장 동료와 회의하는 모습
직장 내 인간관계나 업무수행이 어려워 스트레스를 받아도, 정면으로 마주하려 노력해야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 아니라 본인의 커리어도 향상시킬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직장인 10명 중 9명은 회사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2020년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122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인간관계
▲상사·고객·거래처 갑질 등이 대표적인 직장생활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혔다. 직장이 고되다고 퇴사하기엔 ‘먹고 살 길’이 막막한데,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회사생활을 할 방법은 없을까?
 
◇직장 스트레스, 회피하지 말고 ‘통제’해야
직장 스트레스는 완전히 없앨 수 없으며, 완전히 없어져서도 안 된다. 어느 회사든 입사를 하면 마음에 안 드는 사람과 하기 싫은 일이 존재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좋은 삶이라는 강박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게 낫다. 곽금주 교수는 “아무런 스트레스 없는 삶은 무기력하고 나태해지기 쉽다”며 “스트레스에 압도되는 건 문제지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스트레스를 통제하며 살면 본인도 성장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려면 자신의 사고방식부터 통제해야 한다. 사람들은 스트레스 요인을 직장 상사·회사 업무 등 자신 외부에서 찾곤 한다. 그러나 이들이 본인에게 스트레스를 준다고 인식해 봤자 바뀌는 건 없다. 대기업 최고인사책임자(CHO)를 지낸 이준희 얼라이브커뮤니티 대표는 “나와 안 맞는 동료나 꼰대 상사가 갑자기 바뀌어 나와 잘 맞게 될 일은 없다”고 말한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나의 마음가짐’뿐이다. ‘저 인간은 왜 저러지’라고 못마땅해할 게 아니라 ‘어휴…또 저러네’ 하고 넘겨야 한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만 가능한 일이다.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커리어 향상도 가능하다. 이준희 대표는 본인과 안 맞는 사람이 있는 조직에 융화되는 것 자체가 ‘능력’이고 ‘강점’이라 말한다. 나와 안 맞는 사람은 ‘비즈니스 상대’로만 대하면 된다. 인간 대 인간으로 친해질 필요 없이, 업무를 위한 협업만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쌓은 소통 능력은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 위한 커리어를 쌓는 기반이 된다. 이준희 대표는 “협업이 원활해야 업무에서 좋은 성과가 나니, 타인과 잘 소통하는 능력이 커리어 향상에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조절하려면? ‘자기 객관화’ 필수
회사 동료와 갈등을 빚어 감정이 상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트레스로 요동치는 감정에 매몰돼 있으면 안 된다. 내가 스트레스받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곽금주 교수는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명상하며 심호흡하기
▲멍 때리기
▲친한 사람과 통화하기
▲노래 듣기
▲단 음식 먹기
▲바깥 공기 쐬기
▲걷기 등 잠시라도 기분을 환기할 수 있는 행위라면 무엇이든 괜찮다. 곽금주 교수는 “밖에 나와서 바람을 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지만, 화가 가라앉아야 문제를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다”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일단 벗어나 진정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별 것 아닌 일인데 내가 과민 반응하는 건 아닌지, 본인을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이준희 대표는 “특정 직장 동료·상사 때문에 힘들다면, 다른 이들 역시 그에게서 스트레스 받고 있는지부터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특정 사람 탓에 모든 이의 업무에 지장이 생겼다면, 인사팀이나 프로젝트 책임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은 괜찮은데 나만 그 사람에게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사람 말고 내가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이준희 대표는 “스트레스 원인과 해결책을 외부에 떠넘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찾아보는 시도를 해야 한다”며 “나를 둘러싼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나를 바꿔 환경에 적응해야 스트레스도 조절된다”고 말했다.
 
◇퇴사해도 ‘유토피아’는 없어… 적응이 최선
조직 생활이 주는 스트레스에 지치거나, 회사 생활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퇴사 후 프리랜서 전향을 꿈꾸는 사람이 종종 있다. 대박만 나면 사표를 던지겠단 생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주식 투자를 공부하는 등 ‘부업’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것이 직장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올바른 해법일까?
 
어딘가에 소속돼 일하는 것 자체가 안 맞는다면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게 낫다. 다만,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나 일이 힘들었다면, 프리랜서가 돼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기 쉽다. 곽금주 교수는 “요즘은 프리랜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잠재고객에게 끊임없이 자기 PR을 해야 살아남는다”며 “경제활동은 인적 네트워크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프리랜서가 된다고 해서 인간관계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준희 대표 역시 “프리랜서야말로 본인 실력과 전문성이 있어야 살아남는다”며 “직장에서의 본업 능력이 부족했던 사람이 부업으로 성공하거나 퇴사 후 프리랜서로 성공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통 능력과 업무 능력을 길러보려는 노력도 않고 도피성으로 퇴사하면, 오히려 커리어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랜서 일로 생계유지가 어려워 회사로 되돌아가려 해도 ‘공백기’ 탓에 재취업이 어려워서다.
 
회사를 잘 다니고 싶다면, 일에서 ‘의미’를 찾고 자신만의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직장 생활에서 회의감을 느끼는 건 ‘이 일을 왜 하는지’ 나 자신도 몰라서다. 월급이나 회사 복지를 통해 동기 부여를 하는 덴 한계가 있으니, 일을 통해 본인도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준희 대표는 “내가 하는 일이 회사와 사회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알아보고, 본인 업무의 의의를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며 “직장 생활을 하며 전문성을 길러둬야, 언젠가 퇴사하더라도 본인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직장을 퇴사한 후 유튜브 채널 ‘퇴사한 이형’ ‘면접왕 이형’을 운영하며 직장 및 취준 생활 전략을 대중에 공유하고 있다. 이준희 대표는 “기업에서 유튜브로 필드가 바뀌었을 뿐,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여전히 ‘인사’를 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쌓은 ‘전문성’이 있어야, 소재가 바닥날 일 없이 유튜브 운영을 비롯한 프리랜서 활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이해림 헬스조선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