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방암 환자 증가율은 연평균 4%로 세계 1위다. 실제 국내 유방암 환자 수는 지난 2016년 15만 3481명에서 2020년 20만 5905명으로 4년 새 약 34% 급증했다. 이런 증가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고, 걸리더라도 중증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비만, 유방암 위험 높여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 즉, 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폐경 여성의 체중이 적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2009~2014년 국가 건강검진 및 암 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약 600만 명을 대상으로 비만도에 대한 자료를 얻고, 이후의 유방암 발생을 추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경 전에는 비만에 따라 암 발생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폐경 후에는 비만 정도에 따라 유방암 발생 위험이 오르는 경향이 뚜렷했다. 유방암의 경우 정상체중군(BMI 18.5~23)에 비교해 과체중(BMI 23~25)은 11%, 비만(BMI 25~30)은 28%, 고도비만(BMI >30)은 54%로 각각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폐경 후 비만은 암 발생에 강한 영향을 주는 만큼 살이 찌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비만 여성은 정상 체중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시 중증도도 더 높다. 해운대백병원 유방외과 이정선 교수가 병원에서 치료받은 418명의 유방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BMI 25㎏/㎡ 이상인 비만 여성이 정상 체중(BMI 18~25) 여성보다 유방암 중증도가 더 높았다. 유방암 0기와 1기 환자는 정상체중 여성 비율이 31.9%로 비만여성(27.3%)보다 높았다. 하지만 2기부터 병기가 올라갈수록 비만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 2기 유방암 환자 비율을 살펴보면, 비만여성이 32.8%로 정상체중 여성(27.4%)보다 5.4% 포인트 더 높았다. 3기는 비만여성이 9.8%로 정상체중(7.8%)보다 2% 포인트 높았다. 4기는 비만여성(2.7%)이 정상체중 여성(0.7%)보다 4배가량 더 높았다. 연구팀은 "비만은 유방암의 위험요인이자 특정 유방암에서 치료 결과를 나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살이 찌면 에스트로겐, 인슐린, 성장 인자 등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증가해 특정 유방암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탄산음료·술 자제해야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식품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것은 탄산음료. 미국 뉴욕 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연구팀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 927명을 1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탄산음료를 1주일에 5회 이상 마신 여성은 유방암에 의한 사망률이 무려 85%나 증가했다. 다이어트용 탄산음료도 같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설탕이 든 탄산음료는 혈당을 높여 인슐린 기능을 저하하는데, 이는 유방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술도 피하는 게 좋다. 미국 암학회는 술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영향을 미쳐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했다. 한국 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알코올을 하루에 10g 이상 섭취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7~10% 높아진다. 알코올 10g은 알코올 40% 위스키 25㎖, 25% 소주 40㎖, 12% 포도주 85㎖, 맥주 250㎖ 정도의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