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우는 부부가 성공한다 |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은 옛말. 요즘은 사소한 부부싸움 때문에 파경에 이르는 부부가 적지 않다. 칼날은 더욱 예리해졌고, 자존심은 더욱 강해졌기 때문일까? 어차피 함께 살면서 싸움을 피하기란 어려운 일.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은 바로 안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잘 싸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
부부싸움, 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성공 비결!
부부싸움의 원인과 정도의 차이는 부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해 걷잡을 수 없는 갈등으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싸움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운다면, 부부싸움의 빈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실패하는 부부싸움의 유형
이혼에 이르는 지름길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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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한 마디가,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행동 하나가 싸움의 단초가 된다. 결혼만 하면 알콩달콩 신날 것 같지만 살다 보면 안 싸우는 부부 없다더니…. 신혼 첫 부부 싸움, 이것만 피하면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
“넌 빠져! 몰라도 돼!”
상대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말 혹은 상대를 무시하는 말은 절대 금물. 신부 P양은 평소 가정적이고 성실한 신랑에게 대체로 만족했으나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자신을 그 그룹에서 소외시키려는 듯한 말 때문에 화가 났다고. 주말, 수원 친구 집에 몇몇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했다는 신랑. 그럼 같이 가자고 했더니 그냥 있으라는 게 아닌가. 다음에 함께 가자며. 친구들끼리 할 얘기가 있다나? 그때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그렇게 비밀리에 해. 뭐냐고!”라고 물으니, 단 한 마디 “몰라도 돼”라고 내뱉는 신랑. 그 말을 듣자 갑자기 기분이 팍 상하고 말았다. 친구들과도 나누는 얘기를 어떻게 아내에게는 자초지종 설명도 없이 딱 잘라서 숨길 수가 있는지 정말 화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저리 가, 귀찮아. 나 바쁘다니까!”
신부 K양. 어느 날 일이 많아 늦게 퇴근했는데, 신랑은 이미 들어와서 밥까지 혼자 차려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신랑 혼자 저녁을 먹게 한 게 미안하기도 하고 종일 일하느라 지쳤는데 신랑을 보니 반가워서 “자기 지금 뭐 하느라 이렇게 바빠? 나 왔는데 같이 TV 보자~”라며 애교를 떨었다. 그런데 신랑은 그런 신부의 얼굴조차 쳐다보지 않고 “저리 가, 귀찮아. 나 바빠!”라고 톡 쏘아붙이는 게 아닌가.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어떻게 귀찮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건지, 그땐 정말 오만 정이 다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당신네 부모 형제들은 다 그래?”
무언가 서로 맞지 않아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눌 때, 처음에는 이성적으로 조근조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런데 자꾸 의견이 어긋나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을 때가 있다. 이때 아무리 감정이 북받친다 해도 상대방의 부모나 형제를 빗대며 비꼬듯 말해서는 안된다. 별 뜻 없이 그저 화가 치밀어 오르니까 순간적으로 내뱉는 것이라 해도 상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아무리 부부 사이라고 해도 자신의 가족은 자존심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 혹 상대에게 말하지 못하는 자격지심이 있을 경우, 그건 정말 오랫동안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억된다.
“뭐야, 답답해. 무슨 말인지 정말 지겹다!”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부부라고 해도 남녀의 대화 방식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남녀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는 감정적, 과정 중심적이며 남자는 이성적, 논리적(결과론적)이다.
따라서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 때 ‘저 사람은 왜 저렇게밖에 못할까?’라는 생각만 하지 말고 상대의 본질을 파악하여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대뜸 “뭐야, 답답해. 너 바보야?”라고 얘기하면 절대 안된다. 그럼 서로 감정의 골이 생길 테고 상대도 마음이 상한 나머지 화를 낼 수밖에 없다.
“네가 뭐 늘 그렇지. 제대로 하는 게 뭐냐?”
남편 혹은 아내에게 무언가 일처리를 부탁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서로 바쁜 나머지 깜빡할 수도 있는 문제. 그런 걸 가지고 대뜸 “네가 뭐 늘 그렇지.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뭐냐?”라며 한심하다는 투로 말하는 건 절대 삼가야 한다. 부부란 서로를 최대한 존중하고 배려하며 도와주는 관계. 그런데 오히려 남보다도 못하게 대하면 누구라도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초저녁에 딸랑 전화 한 통, 그 후로 감감 무소식
저녁 8~9시쯤, 회사 동료들과 회식이 있어서 늦을 것 같다고 전화 한 통 달랑 해놓고 밤새 연락 없는 날. 대부분의 커플들이 신혼 초에 가장 많이 싸우는 이유 중 하나다. 이때 아내는 머릿속으로 수만 가지 생각을 한다.
분명히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있을 텐데, 결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밤새도록 노느라 혼자 내버려 두는지, 어디 가서 도대체 뭘 하는지, 들어오기만 해봐라 등 점점 상상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속을 부글부글 끊인다. 그러면 다음날은 백발백중 부부 싸움이다.
상대가 이야기할 때 TV 삼매경에 빠진 경우
아내 혹은 남편이 무슨 말을 할 때 신문이나 TV 삼매경에 빠져 대꾸도 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이 ‘저 사람 또 TV에 빠졌구나’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어가주면 고맙겠지만 심신이 피로하거나 급한 대답을 원할 때는 ‘날 무시하나’ 하는 생각부터 들면서 불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진정한 대화의 자세는 다른 행동을 하면서 귀만 열어놓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공감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Part 2. 따박따박 따지고 드는 확인형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_확인형 부부는 대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유형의 사람들로 대개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이다. 차분하지만 한편 고집이 세고 완강하며 감정적으로는 예민해 쉽게 상처를 받는다. 확인형 배우자는 감정보다 부부가 처한 상황과 문제,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상대가 이해하는 것을 중시해 배우자가 의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사건의 발단에서부터 과정, 결과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작은 일에도 집착하기 때문에 피곤한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들은 폭발형처럼 동네방네 부부싸움을 한다고 광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가 상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내는 잔인무도한(?) 이들이 바로 확인형이다. 서로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장을 굽히지 않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짓밟기도 한다. 본인도 그러면서, 정작 남편이나 아내가 꼬치꼬치 따지고 들면 ‘저런 식으로 말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라는 식으로 속에 담아두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를 주고받는다. 또 이러한 상처를 차곡차곡 쌓아두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혼하겠다라고 통보하는 이들이 바로 확인형이다.
자신의 생각만이 옳지는 않다_확인형 사람들은 상대를 설득해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대가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머리로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구나’ 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스스로 냉철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자신도 모를 때가 있고, 틀릴 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애늙은이가 되는 아이들_이렇게 꼬치꼬치 따지고 드는 성격을 지닌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이들 특유의 자연스러움을 억압당할 수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봐’가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게 좋겠지’라는, 결국 엄마 말을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 자라다 보면 아이는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고,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다. 어려서부터 어른스럽고 이성적인 행동을 따라 하도록 훈련을 받으면, 감정의 표현이 부족한 애늙은이가 돼 대인관계에서도 문제를 겪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확인형과 회피형이 함께 사는 풍경은 TV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집안일에 무심한 남편과 예민한 아내를 떠올리면 된다. 시댁에서 부당한 일을 당한 아내가 집에 와 하나하나 털어놓는 동안 눈길을 책장에만 두고, 아내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듣는 남편. 이러한 관계는 추적자와 도망자의 형태라고도 하는데 확인형과 회피형이 잘 지내기 위해서는 우선 확인형이 말하는 태도를 주의해야 한다. 우선 “당신이 그 때 어머니 앞에서 그런 말을 한 이유가 뭐죠? 왜 사람을 그런 식으로 무시해요?”라고 상대방을 주어로 말할게 아니라 “당신이 그렇게 말했을 때 내가 얼마나 서운했는지 알아요? 내가 조금 잘못했더라도 나는 당신이 내 편이 돼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나도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식으로 ‘나’로 시작해 자신의 느낌과 경험을 중점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또 하나 자신이 다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상대에게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말투 역시 중요한데 비꼬거나 냉소적으로 말하거나 옛날 일을 끄집어내는 것도 금물이다. 싸울 때는 주제를 국한해 이야기해야 하는 것.
확인형 배우자를 둔 회피형은 배우자가 말할 때, 그것이 자신을 향한 비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느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일 뿐, 자신에게 화가 나서 일일이 얘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상대방을 아해하지 못하면, 확인형은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추격하고 회피형은 더더욱 피할 뿐이다.
Part 3.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회피형
갈등을 싫어하는 방관자_회피형은 말 그대로 어떠한 상황을 피하는 사람들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드러내놓고 불만을 제기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갈등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해 슬쩍 넘어가는 것. 사건의 당사자가 되더라도 무관심한 것처럼 행동하며 아내나 남편이 문제를 제기해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도 어렵고, 방관자처럼 행동해 배우자와 가정에 무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감정에 상처를 입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말에 상대가 상처입지 않도록 하려는 한 방편으로 볼 수 있다.
하루 일과부터 이야기_부부가 모두 회피형인 경우 크게 싸울 일이 없다. 하지만 이는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 부부 사이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도 있겠지만 실망을 지닌 채 포기하고 사는 이들 사이에 이런 회피형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계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노력이다. 자신의 기분이나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털어놓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상대가 의견을 물어오는 것도 자신을 탐색하거나 캐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처음부터 감정을 표현하기가 쑥스러울 경우, 회사 동료들과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었다든가, 친구를 만나서 전시회에 다녀왔다는 식으로 하루 일과를 이야기해보자.
감정 표현이 부족한 아이들_회피형 부모처럼 표현이 부족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적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야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건강한 감정 상태를 갖게 되는데, 감정 표현이 서툴 경우,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도 문제가 생기므로 아이와 대화할 때 마음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자. 이러한 시간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 특유의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을 보는 것만으로도 또 아이가 넘어져서 울면 “○○이가 아파서 우는구나” 하고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나는 혹은 우리 남편은 어떤 성향일까?
1 화가 나면 내 이야기부터 해야 직성이 풀린다.
2 소리 내서 싸우는 것보다 한번 참고 지나가는 게 속 편하다.
3 경우에 벗어난 일을 보면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
4 화가 나서 열심히 이야기하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 더 화가 치민다.
5 식당이나 가게에서 사소한 것을 가지고 따지는 사람을 보면 ‘참 피곤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6 이성적으로 대화하지 못하고 화부터 내는 사람과는 이야기하기도 싫다.
7 평소 일을 저질러놓고 나중에 ‘왜 그랬을까?’ 후회하는 경향이 짙다.
8 남한테 싫은 소리를 잘 못한다.
9 소위 ‘말발’이 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10 다른 사람한테 받은 상처를 쉽게 잊어버린다.
11 내 일이 아닌 다른 사람 일에 참견하는 것은 질색이다.
12 남이 내게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들을 오래 기억한다.
13 평소 뒤끝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14 누구와도 잘 지낸다는 평을 듣는다.
15 싸움할 때 결론을 내지 못하면 잠을 못 잘 정도다.
* 진단 결과
1, 4, 7, 10, 13은 폭발형 문항군,
2, 5, 8, 11, 14는 회피형 문항군,
3, 6, 9, 12, 15는 확인형 문항군으로
그중‘yes’로 답한 문항이 가장 많은 쪽이 자신의 유형이다.
사람에 따라 여러군의 성향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최악의 조합, 회피형과 폭발형
부부의 감정 유형에서 최악의 조합이 바로 회피형과 폭발형 부부다. 회피형은 작은 일에도 부르르 떨고, 피를 토하듯 열변하는 폭발형을 ‘감정 조절도 못하는 정신병자’로 생각할 수 있으며, 반대로 폭발형은 회피형을 ‘인정머리 없고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같이 흥분하기보다 남보다 못한 반응을 보이는 배우자에게 더 이상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하며,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
이 경우 부부 간의 노력만으로는 불화를 해소하기가 어렵다. 먼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상대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다른 것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회피형은 폭발형 배우자가 막말을 할 때 순간의 감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말이나 행동에 의미를 두지 않도록 노력한다. 폭발형은 회피형 배우자가 이야기를 하지 않고 피하는 행동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무관심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다만 갈등을 싫어하는 그 사람의 성향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각자의 생각과 상황을 객관적이면서도 정확하게 파악해 상대에게 전해주는 친구를 정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그래도 갈등이 심할 경우 감정과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등 전문적인 치료도 고려해보자.
유형을 알면 부부싸움이 쉬워진다
“나는 무슨 일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듣고 이해해야 풀리는데, 남편은 무조건 피하기만 해요. 나를 귀찮아하는 건지, 무성의한 건지, 그럴 때마다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요.” “아내는 화가 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언제나 극한까지 가서 끝내자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아요. 가끔은 미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리를 지를 때가 있어요.”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말하지만 그 칼에 부부들은 전치 8주 상해도 입고,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선명한 칼자국을 남기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상처 입지 않고 부부싸움을 할 수 있을까. 백상정신과의원 부부가족치료클리닉 박수룡 원장은 부부가 서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상처를 입히게 된다고 말한다. 사람은 감정 표현의 방법에 따라 폭발형과 확인형, 회피형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상대방과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면 상처 없는 부부싸움이 가능하다.
Part 1. ‘욱’했다 풀어지는 폭발형
이혼한다 했다가 잉꼬 부부로 변신_폭발형은 말 그대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성격이 급해 걸핏하면 ‘버럭’ 흥분하는 사람들이다. 싸울 때도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흥분하며 목소리를 있는 대로 높이고 한번 싸움이 벌어지면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심하게 퍼부어댄다. 하지만 뒤끝 없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유형으로 기분이 풀어지면 금세 헤헤거리며 사이 좋은 관계로 돌변한다. 긍정적인 감정의 표현도 풍부해 ‘사랑한다’든가, ‘당신밖에 없다’는 등의 말도 곧잘 한다. 부부가 둘 다폭발형이라면 밤새 아파트가 떠나가라 싸움을 하더라도 다음 날이면 잉꼬부부가 되는 변덕을 발휘한다. 흥분해 서로 상처를 줬다고 해도 그 순간일 뿐 쉽사리 잊어버리는 성격으로 자신이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감정이 격해져 “이혼하자, 이혼해”라는 말을 쉽게 내뱉고도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둘 다 안다. 하지만 때때로 감정이 극에 달해 실제로 이혼하는 등 비합리적인 결단을 내리고 후회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_폭발형인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그마한 사건도 크게 받아들이거나 몇 번씩 되짚다 보면 억울하다든가, 화가 나는 등 감정이 격해질 수 있으니 평소 마인드 컨트롤을 하자. 예를 들어 자신이 과거에 벌였던 과격한 상황을 떠올리고,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거나 글로 써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또한 화가 나기 시작하면, 바로 배우자에게 말하기 전에 혼자 이야기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눈치 보는 아이_감정의 기복이 심한 폭발형은 자녀의 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잘 놀아주다가 기분이 상하면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는 등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일 경우 아이들은 부모의 눈치를 보게 되고, 주눅 들기 마련이다. 반대로 엄마나 아빠의 행동을 보면서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보다는 자신의 감정만 중시하는 폭발형으로 자라게 되는 것. 그러므로 아이 앞에서는 특히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버럭거리는 폭발형은 차분한 확인형 성향에 매력을 느끼고, 반대로 확인형은 자신과 달리 표현이 풍부한 폭발형의 성격이 좋아 결혼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작 함께 살다 보면 폭발형은 확인형이 감정이 메마르고, 냉정하며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확인형은 폭발형이 감정적이고,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폭발형과 확인형이 좋은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싸울 때 쉬는 시간을 내고 싸움의 속도를 늦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시간 이상 부부싸움을 지속하지 않는다는 타임아웃제를 실시한다든가, 서로 생각해본 후 다시 얘기하는 브레이크 타임을 두는 식이다. 각자 자기의 생각을 얘기했으면 30분 쉬고, 상대의 처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낸다든가 하는 것이 좋은데, 얘기 도중 자신이 밀릴 때나 상대방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타이밍에 ‘타임아웃’을 외치면 궁할 때 빠져나가려는 것으로 보이거나 상대방을 무시하는 느낌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싸우면서 막말을 줄이기 위해서는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할 때 존댓말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자/에디터 : 이경선
일러스트 최익견 도움말 박수룡(백상신경정신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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