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금실 높여주는 고감도 대화 테크닉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부부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는 전략적인 대화법이 필요하다.‘ 인생의 동반자’로서 서로 존중하고 조금씩 노력하면서 대화한다면 부부의 금실은 좋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갈등을 해결해 주고 사랑이 더욱 단단해지는 행복한 대화법 7가지.
‘천생배필’이라 부를 만한 완벽한 짝이 되어야 할 부부.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고민하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 한 결혼정보업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 결혼을 망설이는 첫 번째 이유로‘배우자와 평생 잘 맞추어가며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꼽을 만큼 부부가 대화하고 타협하는 과정에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통계청 자료를 보면 결혼한 지 4년 안에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신혼부부의 갈등 해결 능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부부관계에서 소통의 문제를 잘 해결하지 않으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올바른 부부 대화법을 배우고 서로 노력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부부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을 줄이고, 조금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대화 방법도 학습이 필요하다. 각종 화술과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올 만큼 대화법은 이미 생존 전략의 하나가 되었는데, 하물며 부부관계라고 다를 수 있겠는가?
결혼 생활에서 성공하려면 부부 대화법을 완벽히 익혀야 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과 유쾌하고 금실 좋은 부부관계를 위해 남편, 아내들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대화법 7가지를 소개한다.
말투에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라
요즘‘야!’,‘ 너!’,‘ 이리와’,‘ 밥 줘’등 아랫사람을 부리는 것 같은 명령조나 호칭을 쓰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 서로에 대한 친밀감의 표현일 수도 있고, 애교 섞인 말투일 수도 있겠지만 감정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줄 만큼 거친 표현으로 이어지기 쉽다. 동갑내기 부부 중에서는 친밀감이 지나쳐 욕까지 거침없이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부들을 볼 때마다‘과연 저 부부가 서로를 얼마나 존중하며 살아갈까?’란 생각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어떤 말투를 쓰느냐’보다‘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있는가’이다. 말투에는 마음이 담기게 마련인데 툭하면 욕을 하고 서로의 인격을 깔아뭉갠다면 어디에서 존중하는 마음을 찾을 수 있겠는가.
평등한 관계가 도를 지나쳐 서로 하대하거나 막말을 하는 21세기 부부 풍속도는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한다. 5백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의 부부관계를 들여다보면 요즘 부부들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전해준다. 당시 부부 사이에 오고간 편지를 보면 남편, 아내 모두‘자내’(오늘날의 ‘자네’)라는 2인칭 대명사와 지금의‘하시오’에 해당하는 중간 정도의 높임말인 하소체 종결어미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당시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높여 부르면서 평등한 부부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의 세태를 돌아보게 만든다. 맞장구 쳐주고 칭찬해 주기 연애할 때만 해도 상대방의 말에 일일이 반응을 보였지만 결혼한 뒤에는 서로에게 조금씩 시큰둥해지게 된다.
이런 경우 섭섭해 하지만 말고 전략적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어 주고 인정해 주다 보면 부부 간의 대화가 풍성해지고 사랑도 더욱 깊어지게 된다. 다른 어떤 관계보다 노력했을 때 피드백이 빠르게 돌아오는 것이 부부관계이다. 부부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몇 가지 방법을 기억하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
우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고 적절한 타이밍에 신나게 맞장구를 쳐주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 때와 장소, 분위기에 맞추어 센스 있는 말을 하고,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은 쓰지 말자. 정감어린 말투와 유머를 잃지 말고 칭찬을 하루에 한 번 이상씩 한다.
단,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똑같은 말을 두 번 이상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관심이 없는 화제를 꺼냈을 때에도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불평불만을 토해낸다면 상대방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격려해 준다.
인신공격성 발언은 삼가라
부부 생활은 두 사람만 잘 한다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안의 복잡다단한 관계가 얽혀 있고 각종 갈등 요소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바로 부부 생활. 언제 어디서 불거져 나올지 모르는 갈등을 피할 수 없다면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익힐 수밖에 없다.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서로 미리 약속해둔 방법대로 떨어져 있는 타임아웃 제도를 실시하면 좋다. 싸움이 격해지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후회할 말, 상처 주는 말, 폭력 등을 미리 예방할 수 있고, 떨어져 있으면서 감정이 잦아들면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인신공격적인 발언이나 상대방의 약점을 들추어내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일부러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감정이 격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들이 튀어나올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어떠한 특성을 언급하기보다 문제 중심으로 다루는 자세가 필요하다. 싸울 때 역시 자신의 말을 앞세우기보다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며, 사태가 심각할수록 목소리를 낮추어 객관적인 상태를 유지하면 문제 해결이 훨씬 쉬워진다.
또 다툼이 발생한 그 순간에는 그 문제가 가장 커 보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해결책을 얻기가 어렵다. 따라서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반박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거나 냉정을 되찾은 뒤 다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방법을 따르면 부부가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좀더 쉬워진다.
비즈니스보다 생산적이게 대화하자
대화는 기본적으로‘나’와‘상대방’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부 간의 대화는 유독 노력하지 않고 뚜렷한 전략도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업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한 사람도 집에만 들어가면 입을 닫거나 대화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쌍방 간의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계산하며 설득하는 비즈니스에서만 업무효율, 성과주의를 내세울 것인가? 부부관계에서도 성과가 없다면 공허해지고 관계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기대할 것이 없는 무의미한 관계가 오랫동안 계속된다면 부부 사이의 정서적인 유대감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부부관계에서도 비즈니스처럼 인풋(input)이 없다면 아웃풋(output)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부부 사이에만 통하는 화술을 개발하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보다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고 유대관계가 더욱 깊어져 사랑을 키워주기 때문에 어떤 말보다 생산성 높은 말하기가 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많거나 의기소침해 있는 상대방에게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고 위로해 주는 것도 생산적인 말하기 방법.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고 웃게 만드는 칭찬과 유머도 대표적인 방법이다. 나아가 대화를 주도하고 사교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높여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탁월한 화술로 사교모임의 자리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배우자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테니까.
경청한 후 잠시 생각하고 말하기
부부 사이의 대화도 기본적으로 나와 상대방을 이어주는 과정이란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상대방의 성격, 상황 등을 이해하여 배려하면서 말하고, 예의 있게 말하며, 미리 생각해서 말하는 3가지 원칙을 지키자.
상대방을 위한 말하기의 기본은‘경청의 자세’와‘잠시 생각하고 말하기’이다. 경청은 상대방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 경청을 제대로 하면 대화에서 실패할 확률이 적어진다. 또한 말하기 전에 이 말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지 잠시 생각한 다음에 말을 꺼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해본 뒤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말하는‘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부부 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도저히 이해 못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싸움도 줄어들고 사랑도 깊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감정을 이어주며 대화하자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싸움은 이른바‘기선 잡기’ 싸움인 경우가 많다. 사소한 문제에서 비롯된 말싸움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나중에는‘신혼 초에 기가 꺾이면 끝’이라는 각오로 필사적인 권력싸움을 벌인다. 부부 간의 권력싸움을 평등한 게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감정을 공평하게 주고받는 올바른 대화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권력싸움이 해결되지 않아 방어적인 부부의 대화를 보면“아이를 돌보느라 힘들다”고 말하면“나는 직장에서 더 힘들었어”라고 대답하고,“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나는 온몸이 다 아프다”라는 대답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주지 않는 방어적인 대화 방식은 권력싸움이 엇나간 전형적인 부부 대화법이다.
싸움을 할 때 상대를 평가하거나 비난하기보다 자기를 표현하는 1인칭 대화법을 사용하고, 말을 듣는 배우자 역시‘감정 이어주기 훈련’을 해야 한다. 말하는 이는“왜 매일 늦어?”라는 타박하는 듯한 말보다“당신이 늦어서 걱정했다”라고 말하고, 듣는 이는“조금 늦은 걸 가지고 왜 그래”라고 윽박지르기보다는“아, 걱정했어? 다음에는 미리 전화할게”라며 상대의 감정을 먼저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 사이의‘권력게임’에서 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부부관계 사례를 조사해 보면 상대방의 요구를 먼저 받아들이면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더욱 존중하고 서로의 제안을 더 많이 수용하면서 긍정적인 부부관계로 발전한 경우가 많았다.
심각한 갈등을 부르는 대화법을 피하라
‘우리 부부의 대화 방식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몇 가지 대화 패턴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부부가 행복해지는 올바른 대화법을 위해서는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들의 대화 방식을 파악하여 하나씩 고쳐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갈등 상황인 부부의 대화 방식을 살펴보면 첫째,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이야기를 한다는 것. 이런 경우 사소한 말 한 마디가 싸움으로 확대되어 나중에는 어떤 문제로 싸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둘째, 늘 자기중심적으로 불평불만을이야기하고 인신공격적인 말을 즐겨 사용하며,‘ 항상’,‘ 절대로’,‘ 한번도’,‘ 전혀’등 단정적인 말과 비교하는 말을 잘한다.
셋째, 상대방의 말을주의 깊게 듣지 않기 때문에 잘못 해석하거나 방어하는 반응을 보인다.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생각을 마음대로 추측하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넷째, 분노나 적대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즉각적으로 언어나 행동을 표현한다. 다섯째,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부족해 자기 생각만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갈등을 부르는 대화법을 유형별로 분류하면 싸움형, 비난형 대화가 많고, 관계가 단절된 경우에서 눈에 많이 띄는 침묵형, 차단형 대화가 있다. 싸움형, 비난형 대화는 감정싸움이 언제 터질지 몰라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침묵형, 차단형 대화는 부부 간의 대화 주제가 극히 한정되어 있고, 배우자보다 다른 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부부의 대화 방식이 어떤 유형인지 파악했다면 배우자와 대화할 때 습관적으로 나왔던 거친 말들과 무관심 등의 반응을 의식하면서 돌이키고, 배우자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Mini interview
‘맛있는 대화법’의 저자 이숙영 씨가 말하는 부부 간의 대화, 맛있게 하는 법
레몬 조각을 살짝 입에 물었을 때의 상큼함. 이숙영 씨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이다.‘ 부부 대화법’이라는 화두를 제시했을 때 그녀는 알토란 같은 조언들을 청산유수처럼 쏟아냈다.
“나와다른것은틀린것이아니다”고 시작한 그녀는“부부의 사랑을 키워가는 대화법을 익히려면 우선 남자와 여자는 대화법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강조했다.
말하는 메커니즘의 차이를 보면 남자가 화를 냈을 때에는 지금 당장 일어나고 있는 문제 때문이지만, 여자의 경우는 수개월 전부터 꾸준히 쌓여온 화가 현재의 작은 문제로 터지는 경우가 많다. 남자가 이런 여자의 메커니즘을 알고 있지 못한다면 남자의 눈에는 여자가 과민반응하는 것처럼 비쳐질 것이고 근본을 피해가는 이 싸움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여자와 남자는 말의 취향도 서로 달라요. 여자는‘내 맘 알겠지?’,‘ 사랑해’라는 말을 좋아하고, 남자는‘당신을 정말 믿는다’혹은‘두뇌와 능력’에 관한 칭찬을 좋아한다고 해요. 실제로 사이가 나쁜 부부를 보면 일상적으로‘비난과 냉소’를 퍼붓는 경우가 많아요. 평소‘긍정과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면 부부관계는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그녀는 2 년 전 매스컴에 소개되어 화제를 모았던 결혼 생활 80주년을 맞은 영국 노부부의 대화법을 예로 들었다.
이 부부의 80년 금실 비결은“미안해(Sorry)”,“ 그래, 여보(Yes,dear)”라는 두 마디에 담겨 있었다.‘ 내 탓이오’와 상대방을 긍정하는 습관이 묻어 있는 이 두 마디는 너무 쉬워 보이지만 때로는 너무 어렵다. 또 이들 부부도 싸움을 하긴 했지만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실천 방법으로 그녀가 꼽은 것은 도(道)를 닦는 마음으로 ‘내 탓이오’를 생활화하고, 상대방의 말에 웃거나 맞장구를 치는 등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 등이다. 특히 상대방의 약점을 건드리거나 상대방의 가족, 친인척에 대하여 험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자들은 공개석상에서 의 발언권을 생명처럼 여겨 자기 배우자에게 비난을 받는 것에 엄청난 수치심을 느껴요. 여자는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려 하지만 남자의 정서적 공감이 가장 중요해요.”
“가장 이상적인 부부관계란 공유하고 있는 부분과 자기만의 세계가 적절히 섞인 상태”라는 그녀는 껄끄러운 대화를 해야 할 때에는 Y/B 화법을 추천했다. Y/B 화법이란‘Yes, but’형식으로 말을 잇는 방식으로,“ 당신을 이해해. 얼마나 힘들겠어?”라고 말한 뒤“그렇지만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부부의 사랑은‘닭살 돋는 애칭’을 쓰거나‘사랑해’,‘ 고마워’,‘ 당신이 꼭 필요해’,‘ 존경해’등을 자주 하면 더욱 견고해진다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