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아이를 둔 김지영(가명·34)씨는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아이가 자꾸 칭얼거려서 보니 모기에 물린 자리가 곪아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모기에 물려서 곪는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병원에 가보니 상처를 통해 세균이 들어가서 그렇게 됐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모기에 물렸을 때 가려운 증상 말고는 신경 쓸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앞으로는 아이가 모기 물린 자리를 긁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모기에 물린 후 가려움을 느끼게 되는 건 모기가 가지고 있는 독소들 때문이다. 모기가 물 때 독소들이 몸속으로 침투하게 돼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가렵고 붓는 증상 등이 동반되는 것이다.
유독 모기에 물린 후 가려움증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감작돼 있어 과민반응이 나타나게 되므로 다른 사람들보다 가려움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가려움을 가라앉히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침을 바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실 침을 바르게 되면 침이 증발하면서 생기는 기화열이 모기에 물린 부위의 열을 식혀줘 가려움증을 경감시키는 결과를 낸다. 그러나 사소해 보이는 이 행동 하나가 소위 말하는 ‘침독’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최현림 교수는 “입 속에는 수만 종류의 세균이 있다”며 “침에는 세균을 억제하는 물질도 있어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모기 물린 부위를 긁게 되면 상처를 통해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의 경우 침을 바르거나 손이 더러울 때 세균에 더 노출될 위험이 크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상처를 통해 세균에 감염되면 봉와직염이라고도 부르는 봉소직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세균 감염증의 하나인 봉소직염은 홍반을 불러일으키며 열이 오르거나 부어오르게 만들고 통증 등을 유발한다. 더불어 농양을 형성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발전해 생명에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따라서 모기에 물린 경우 가려움 때문에 해당 부위를 긁은 후 침을 바르는 행동은 세균 감염 등의 위험성을 높여 자신에게 독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기억하는 편이 좋다.
그렇다면 모기에 물려 가려울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최현림 교수에 따르면 가려운 증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또한 모기 물린 부위가 부어오르는 증상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중에서 파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함유된 모기약을 바르는 것도 간단히 가려움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현림 교수는 “해당 부위가 부어오르면 세균 감염을 막아주는 항생제라던지 염증약이 섞여 있는 복합연고 등을 빨리 발라주는 게 좋다”며 “점점 번져가는 것 같으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이롭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편집팀(메디컬투데이-김미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