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82.jpg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마곡사에 있는 고려 후기의 석탑. 높이 8.4m. 일명 다보탑(多寶塔)이라 한다.

 절마당에 우뚝 서 있는 이 탑은 탑 전체의 무게를 받쳐주는 기단(基壇)을 2단으로 쌓고, 그 위로 5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후 머리장식을 올린 모습이다. 탑신의 몸돌에는 부처, 보살 등을 조각해 놓았고, 지붕돌은 네 귀퉁이마다 풍경을 달았던 흔적이 보이는데, 현재는 5층 지붕돌에만 1개의 풍경이 남아 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꼭대기의 머리장식은 이 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으로, 중국 원나라의 라마탑과 그 모습이 비슷하다.

길쭉한 감이 있어 안정감은 적으나 당당한 풍채로 버티고 서있다. 만들어진 시기는 머리장식의 독특한 모습으로 보아 원나라의 영향을 받았던 고려 후기 즈음으로 여겨진다. 즉 고려 후기 당시 원나라와의 문화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라마교 계통의 문화도 고려에 들어오게 되는데 이 탑은 그 문화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탑 안의 보물들을 거의 도난당하였으나, 1972년 해체하여 수리하는 과정에서 동으로 만든 향로와 문고리가 발견되었다.

기단부는 이중으로 지대석(地臺石)과 하대 저석(低石)·중석(中石)·갑석(甲石)을 높게 쌓고 상대 중석에는 탱주(撑柱 : 받침기둥)와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를 형식적으로 새겨넣었다.

상대 갑석 위의 옥신(屋身)굄은 2단으로, 1단은 별석(別石)으로 매우 큰 편이다. 옥개석(屋蓋石)과 탑신(塔身)은 1매씩으로 되어 있으며, 1층 탑신 남면에 문비(門扉)를 조각하고 2층 탑신 4면에 사방불(四方佛)을 배치하였다.

옥개의 전각(轉角)은 반전(反轉)이 심한 편이고 5층 옥개석에는 2개의 풍탁이 남아 있다. 상륜부(相輪部)에는 풍마동(風磨銅)이라는 청동제로 된 상륜을 장식하였는데, 현재 이러한 상륜은 다른 탑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특이한 형식이다.

대광보전 화재 때 많은 손상을 입어 1974년에 조금 앞으로 옮기면서 손상된 부분을 화강암으로 개수하였기 때문에 이질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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