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6_0230.jpg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해인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3m.

해인사 일주문에 들어서기 전 길 옆에 건립되어 있는데 원위치로 생각된다. 높고 널찍한 지대석을 마련하고 기단부 위에 탑신부를 형성하였으며, 정상에 상륜부를 장식한 일반형 석탑이다.

기단부는 2층으로 구성되었는데 하층기단 면석에는 각 면에 양 우주(隅柱)와 1탱주(撑柱)가 새겨졌으며, 면석 위의 갑석(甲石) 상면에는 2단의 굄대를 마련하여 상층기단을 받치고 있다. 상층기단 면석에도 각 면에 양 우주와 1탱주가 정연하게 새겨졌으며, 면석 위의 갑석은 하면에 부연을 새기고 상면에는 2단의 굄대를 마련하여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탑신부는 각 층의 탑신석과 옥개석을 각기 1석씩으로 조성하여 포갰는데, 각 층의 탑신석에는 각 면에 양 우주가 정연하게 새겨졌다. 옥개석은 모두 하면에 받침이 5단씩 정연하며 상면에 굄대를 마련하여 그 위층의 탑신석을 받치고 있다.

낙수면이 평박하고 네 귀퉁이 전각의 반전이 강하여서 각 면의 합각선이 예리하며 경쾌한 탑신부를 보이고 있다. 상륜부는 노반석 위에 큼직한 원형의 석재 하나가 놓여 있으며, 다른 부재들은 남아 있지 않다. 이 석탑은 지대석이 넓적하고 기단부도 2층으로 이루어졌으며, 탑신부의 정연한 비례와 옥개석의 경쾌함은 신라시대 석탑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이고 있다.

이 석탑 안에서는 1966년에 탑지석(塔誌石) 4매와 석탑 공양구(供養具) 등이 발견되었는데, 탑지석은 신라 하대의 유명한 학자 최치원(崔致遠)이 글을 지은 길상탑기(吉祥塔記)이다.

이 글의 내용은 도적의 침범으로부터 사보(寺寶)를 지키고 법륜(法輪)이 구르고 죄없이 횡사한 원혼을 구하기 위하여 해인사의 별대덕(別大德) 승훈(僧訓)이 895년(진성여왕 9) 7월에 건립하였다는 것이다. 이 내용으로 보아 호국진혼탑임을 짐작할 수 있으며, 신라 말의 복잡한 사회상과 당시 해인사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석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