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정

세 집이 '같은 비밀번호'의 비밀

문성식 2014. 1. 24. 11:30


    세 집이 '같은 비밀번호'의 비밀 둘째 며느리 집에 갔다가 나는 가슴 따뜻한 며느리의 마음을 느꼈다.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가 우리집 하고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뒷동에 사는 큰 아들네도 우리 집하고 비밀번호를 똑같이 해놓았다. 엄마가 오더라도 언제라도 자유롭게 문을 열라는 뜻이었다. 지금은 워낙 비밀번호 외울게 많아 헤맬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참 좋았는데 작은 아들네도 같은 번호를 쓰는 지는 몰랐었다. 그런데... 그 사소한 것이 나를 왜 그렇게 마음 든든하게 만들었을까? 언제 내가 가더라도 마음 놓고 문을 열 수 있게 해놓은 것. 그 마음이 어느 것보다도 기분 좋게 했다. 우스개 말로 요즘 아파트 이름이 어려운 영어로 돼 있는 게 시어머니가 못찾아오게? 그렇다는 말이 있다. 설마 그러랴만은 아주 헛말은 아닌 듯 한 생각도 든다. 결혼 한 아들네 집에 가는 일. 김치를 담가서도 그냥 경비실에 맡겨두고 오는 것이 현명한 시어머니라는 말은 누가 만든 말일까? 그런데, 엄마가 올 때 그저 자연스럽게 엄마 사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처럼 그렇게 오라고 만든 두 아들네 집 비밀번호 그것만 생각하면 가지 않아도 든든하고 편하다. 그건 아들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두 며느리의 배려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