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연인관계나 부부관계에는 세 가지 유형의 사랑이 있다.
우선'안정적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친해지는 상황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이들의 결혼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크다.
이러한 유형의 두 사람이 만나면 가장 이상적 부부가 된다.
그러나 '회피적 (avoidant)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친해지는 것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느낀다.
이들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냉담한 연인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불안한 (anxious)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해
지나친 관심과 집착을 보이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첫눈에 반해 열정적 사랑에 빠진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안정적 사랑의 유형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인 배우자감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은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에 대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는
연속극이나 영화에서 주로 조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대체로 '불안한 사랑'이나 '회피적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야 극적인 갈등이 생기고 이야깃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는 배우자로서는 빵점에 가까운, 불안한 사랑과 회피적인 사랑의 소유자를
굉장히 분위기 있고 멋있는 성격의 주인공으로 둔갑시켜 버린다.
이러한 대중매체에 자신도 모르게 세뇌된 젊은이들은
안정적 사랑의 소유자를 매력 없는 사람으로 평가절하 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심지어 안정적 사랑을 하는 사람들까지
회피적이거나 불안한 사랑의 소유자를 흉내 내려고 하는 경우가 생긴다.
사실 부부관계나 연인관계를 어렵게 하는 잘못된 고정관념 중에는
TV 연속극이나 영화 등으로부터 주입된 것들이 많다.
대중매체가 제시하는 사랑의 관계는
왜곡된 것이고 비현실적인 것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대중매체가 제시하는 사랑의 모형이
자신의 삶 속에서 언젠가는 이뤄질 수 있는 현실적인 것이라고까지 믿는 경향이 있다.
막장 드라마를 보며 그 드라마의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는 모두
말도 안되는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막상 그 주인공들이 즐기는 '사랑'만큼은 나도 언젠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한 영화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007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말도 안되는 픽션이라 생각하지만, 이상하게도
제임스 본드와 본드 걸의 사랑만큼은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성공적인 결혼에 이르기 위해서는 드라마 주인공 같은,
첫눈에 반할 수 있는 짝을 찾으려고만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안정적 사랑을 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
안정적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불꽃 같은 사랑에 쉽게 빠지지 않지만
친구처럼 배우자를 배려하고 사랑해줄 수 있다.
ㅡ 김주환 연세대 교수 (언론홍보영상학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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